광주 북구 저류시설 실효성 논란…”침수지보다 높아 활용 한계”

광주 북구 저류시설 실효성 논란…”침수지보다 높아 활용 한계”

이숙희 북구의원 구정질문서 지적 “무상 사용 부지, 수십억 매입 비상식적”

광주 북구청 전경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 북구가 빗물에 잠기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진 중인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64억원을 들여 매입한 설치 예정 부지가 침수 취약 지역보다 고지대인 데다가 학교 안에 위치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광주 북구와 북구의회에 따르면 구는 2022년 행정안전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198억원을 투입해 북구청사거리 일원 우수저류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상습 침수 구역 인근에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을 만들어 집중호우 피해를 사전에 막는 것이 골자다.

논의 초기 당시 북구는 어울림어린이공원, 동강대학교 등 2곳을 후보군으로 검토했는데, 동강대와 6천㎡ 규모 지하 공간을 무상 사용하기로 협의하면서 이 부지에 시설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북구가 당초 협의와 다르게 해당 부지를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설치 부지의 실효성과 예산 사용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동강대 부지는 침수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말바우시장보다 지대가 높아 저류시설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무상 사용 대신 64억 8천만원으로 매입한 이 부지의 지목이 학교용지여서 주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지상 1층에 짓기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숙희 북구의회 의원은 지난 24일 구정 질문을 통해 “무상 사용 조건으로 설치를 검토한 부지를 수십억 원으로 매입한 것은 아쉬운 정책”이라며 “활용도가 낮은 학교용지를 일반용지의 실거래가보다 비싸게 구매한 것도 비상식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지 매입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했는지도 의문이다”며 “이미 구매한 해당 부지를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조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이에 대해 “3명의 감정평가사가 산출한 금액으로 매입 금액을 산출했다”며 “사업성·경제성을 고려해 동강대 부지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도심 아래에 서방천이 흘러 침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북구는 이를 막기 위한 단계별 우수저류 시설설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흥동성당(1단계) 일대 우수저류시설을 짓는 공사는 지난 3월 착공했고, 동강대(2단계) 부지에 대한 공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daum@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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