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의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하지만 비흡연자도 폐암에 걸리는 비율이 많은데,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자라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면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원인은 뭘까?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나오는 매연이다. 그런데 집과 식당에서 요리할 때 많이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도 강력한 폐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상욱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서 “가스레인지를 켜는 것만으로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며 “미국 화학협회조차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입장문을 낸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폐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상욱 교수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급식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폐 건강 검사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가스레인지 앞에서 일하는 종사자 중 30%가 폐 이상소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층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 교수는 “하루 이틀 노출은 큰 문제가 없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 손상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자인데, 의학계에서는 그 주요 원인으로 주방 문화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레인지의 주요 연료인 메탄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강 교수는 “과거 연탄가스 중독 사례도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이었다”며 “후드를 켜더라도 코로 흡입되는 양이 상당하다”고 했다.
또한 800~1300도에 달하는 고온에서는 산소와 질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이산화질소가 발생한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동일한 성분으로, 장기간 노출 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강상욱 교수는 “가스레인지를 켜면 자동차 배기가스 수준의 물질을 매일 들이마시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가스레인지 사용 제한·금지를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신규 가스레인지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뉴욕주도 유사한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화학협회는 2017년 가스레인지 사용 시 방출되는 유해 물질에 대한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공식 입장문을 내놓은 바 있다.
‘가스레인지가 더 위험한가, 전기레인지(인덕션)가 더 위험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강상욱 교수는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인지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전자파를 맞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즉시 교체가 어렵다면, 조리할 때 창문을 반드시 두 곳 이상 열어 환기를 유도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전기레인지도 전자파는 있지만, 조리 중 약간만 뒤로 물러서거나 불 세기를 중간으로 줄이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