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암투병을 한 선수가 보란 듯이 일어서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일반부 1만m 금메달을 거머쥐어 화제다.
한국 여자 마라톤 간판인 임예진이 주인공이다.
충주시정 임예진은 지난 2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일반부 1만m에서 33분12초83으로 결승선을 맨 먼저 끊고 우승했다.
2위 김도연이34분06초93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임예진이 거의 독주한 셈이다. 5위 그룹과는 거의 3분 차이가 났다. 이 정도면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1만m에서 3바퀴 정도는 차이 났다고 봐야 한다.
거의 독주하다시피 우승한 임예진이 4년 전 암투병한 선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임예진은 지난 2021년 12월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지만 이를 이겨내며 오히려 선수 생활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갑상샘암이 치료율이 높고 치명률은 낮은 암으로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얘기일 뿐 훈련과 체력이 중요한 운동 선수에겐 다른 얘기다.
암투병을 한 상당수의 선수들이 수술과 치료 뒤 면역력과 컨디션이 뚝 떨어져 발병 전 기량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임예진에겐 다른 얘기다. 임예진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뛴 1만m를 넘어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간판 선수로, 지난해와 올해 동아마라톤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이 기간 한국기록 보유자(2시간25분41초)인 최경선을 눌러 화제가 됐다. 지난해 동아마라톤에선 2시간28분59초를 기록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쓰기도 했다.
지난달엔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종목에도 참가했다.
암투병 이후 오히려 기록이 좋아지고 마라톤과 트랙에서 모두 전성기를 쓰고 있으니 인간승리가 따로 없는 셈이다.
올해 전국체전에선 번쩍이는 금메달까지 목에 걸고 상반기 동아마라톤 우승에 이어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마라톤과 1만m는 둘다 장거리 종목이지만 1만m가 보다 스피드 있게 전개되기 때문에 마라톤 선수가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닌데 임예진은 둘 다 해냈다.
임예진의 목표는 이제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마라톤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건다면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임예진 SNS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