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중일 삼국지가 치열하게 펼쳐진다.
안세영과 김가은(이상 삼성생명) 등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쌍두마차가 프랑스 오픈 배드민턴에서 나란히 8강에 올랐다.
준준결승에 오른 다른 선수들도 중국 4명, 일본 2명이다. 프랑스에서 한중일 아시아 3개국의 여자단식 고수들이 패권을 다투게 됐다. 특히 8강에서 같은 국가 선수들끼리 격돌하지 않아 보는 재미가 더할 전망이다.
한국에선 역시 안세영의 완승이 시선을 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렌 외곽도시 세송-세비네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 오픈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미아 블리크펠트(덴마크·세계 20위)를 게임스코어 2-0(21-11 21-8)로 가볍게 따돌리고 8강에 올라갔다.
안세영은 앞서 32강전에서 인도의 안몰 카르(세계 43위)를 역시 게임스코어 2-0으로 완파하고 16강으로 진출했다. 24시간 만에 블리크펠트를 만나 1승을 추가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 60승을 찍었다. 올해 13차례 국제대회에서 64차례 출전해 60승4패를 일궈냈다.
승률이 무려 93.75%에 이른다.
블리크펠트는 세계랭킹은 낮지만 유럽에서 배드민턴이 가장 강하다는 덴마크 선수여서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게다가 직전 대회인 덴마크 오픈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천위페이(세계 5위·중국)를 2-0으로 완파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블리크펠트의 키가 크기 때문에 안세영 입장에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된 뒤 흐름은 안세영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1게임 11-5를 만들면서 승기를 잡은 안세영은 16-7, 9점 차 리드에서 블리크펠트에게 4연속 실점했지만, 이후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21-11로 1게임을 챙겼다.
2게임은 더욱 쉬웠다.
안세영은 시작하자마자 7-1로 달아났다. 블리크펠트는 전의를 상실했다. 순식간에 14-4로 달아난 안세영은 상대를 단 8점으로 묶고 코트를 유유히 떠났다.
안세영의 8강전 상대는 세계랭킹 14위인 중국의 가오팡제다. 안세영은 가오팡제와 총 5번 만나 모두 이겼다. 가깝게는 지난 5월 싱가포르 오픈 32강에서 만나 안세영이 게임스코어 2-0으로 완승을 챙겼다.
안세영은 왕즈이에게 14승4패, 한웨에게 9승2패를 기록하는 등 천위페이(13승14패)를 제외하고는 거의 중국 선수들 천적이다.
세계랭킹 20위 김가은 역시 일본 선수를 따돌리면서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가은은 안세영보다 30분 늦게 세계 27위 일본의 니다이라 나쓰키와 붙어 게임스코어 2-0(21-17 22-20)으로 이겼다. 김가은은 지난달 중국 마스터스에 이어 한 달 만에 BWF 슈퍼 750 대회 8강 진출을 일궈냈다.
172cm의 큰 키에 팔이 긴 김가은의 타점 높은 샷과 하이클리어 등이 빛을 발했다. 1게임을 무난히 이긴 가운데 2게임에선 7-12로 뒤졌으나 이후부터 맹추격전을 벌였다. 16-20에서 연속 6득점하면서 뒤집기 쇼를 펼치고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채 웃었다. 김가은은 왕즈이(세계 2위·중국)와 4강 티켓을 다툰다.
올해 BWF 슈퍼 750 마지막 대회인 프랑스 오픈 여자단식은 안세영과 김가은, 가오팡제, 왕즈이 외에 한웨(세계 4위), 천위페이 등 중국 선수 총 4명,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3위), 미야자키 도모카(세계 8위) 등 일본 선수 총 2명이 합류했다.
안세영-가오팡제, 야마구치-천위페이, 미야자키-한웨, 김가은-왕즈이로 매치업이 구성되면서 흥미진진한 한중전과 한일전이 연이어 열리게 됐다.
특히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에 이어 슈퍼 750 대회를 한 해 5차례 우승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안세영은 슈퍼 1000 대회에서도 올해 전영 오픈,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네이사 오픈에서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