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일본 실사 영화가 국내 개봉 첫날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했다.
영화 ‘8번 출구’ 예고편 캡처 / (주)NEW
지난 22일 전국 극장에 개봉한 ‘8번 출구(감독 카와무라 겐키)’는 개봉 당일 3만 1969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위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감독 요시하라 타츠야)’이 차지했다.
이번 오프닝 스코어는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성과다.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감독 미키 타카히로)’의 첫날 관객 수 9212명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올해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감독 시라이시 코지)’의 개봉일 관객 수 1만 4146명과 2023년 이후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오프닝 스코어 2만 5443명도 가볍게 넘어섰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와 ‘괴물’의 최종 누적 관객은 각각 27만 명, 57만 명이다.
영화 ‘8번 출구’ 속 한 장면 / (주)NEW
‘8번 출구’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190만 회를 돌파한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끝없이 반복되는 지하 통로에 갇힌 남자가 일정한 규칙을 따라 8번 출구를 찾아 탈출하려는 과정을 그렸다. 니노미야 카즈나리, 고마츠 나나, 코치 야마토 등이 출연했다.
작품 속 규칙은 다음과 같다. 단 하나의 이상 현상도 놓치지 말 것,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 즉시 되돌아갈 것, 이상 현상이 없다면 앞으로 나아갈 것, 8번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갈 것 총 4가지다.
이 영화는 지난 9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 관객들과 먼저 만났다. 당시 큰 호응을 얻었으며, 19일에는 극중 ‘걷는 남자’ 역할을 맡은 코치 야마토가 한국을 찾아 무대인사를 진행했다. 영화 속 모습 그대로의 비주얼로 관객들을 만나 화제가 됐다.
영화 ‘8번 출구’에 출연한 코치 야마토 / (주)NEW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23일 기준, 네이버 평점 8.15점, 롯데시네마 8.3점, 메가박스 8.2점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관람객들은 “단순 반복이라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 살려냈을까 궁금했는데 배우들의 연기나 연출로 잘 만든 거 같아서 보기 좋았음”, “(원작) 게임을 해본 적 없이 영화를 봤는데 끝이 없는 이어지는 같은 장소가 주는 공포를 느꼈다. 나오는 아저씨가 웃을 때 제일 무서웠다”, “마지막에서 느껴지는 게 많았다. 매일 반복적인 일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하면 그렇게 살게 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 하루도 나름 의미 있는 하루로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스릴러 영화지만 나름 철학적인 면이 있다”, “배우들 연기도 탄탄하고 스토리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보고 왔다. 독특한 소재로 한 장소에서 풀어내는 스토리지만 러닝타임 내내 흥미로웠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원작 게임을 영화로 구현한 완성도에 대해서도 “게임 그 이상을 실현했다”, “긴장감 있게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수준 높은 연출력도 호평 요소로 꼽혔다.
영화 ‘8번 출구’에 출연한 배우 고마츠 나나 / (주)NEW
다만 일부에서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압박감과 폐쇄성이 주는 공포,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좋으나 그렇게 큰 임팩트는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무난한 영화”, “기대가 너무 컸나 봄. 반복됨에 지루하고 피곤한 영화”, “하루 만에도 찍을 수 있을 듯한 반복과 구성… 영화 보다가 탈출하고 싶었다” 등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8번 출구’는 95분 러닝타임에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쿠키 영상은 없다.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