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문화산책109] 구체적 하루의 기록 『예술하는 습관』

[강백향의 문화산책109] 구체적 하루의 기록 『예술하는 습관』

 ‘강백향의 책읽어주는선생님’

 메이슨 커리는 『리추얼』에서 많은 예술가들의 습관을 소개했으나, 돌이켜보니 남성 작가 위주였음을 깨달았단다. 그래서 여성작가들이 그들의 성취를 위해 얼마나 꾸준한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결과에 이르렀는지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다시 나온 책이 『Daily Rituals : Women at Work』이고, 번역되어 『예술가의 습관』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예술가가 아니어도 사람들 대부분은 하루의 루틴을 갖고 생활한다. 그러나 차이라면 예술가들은 어떻게 시간을 운영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이기 때문에, 자기 의지가 더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 의지의 시간, 자발성의 극치를 경험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매일 꾸준히 정확한 분량을 쓰려고 한 작가도 있지만, 충동적으로 매달려 쓴 작가도 있고, 게을러서 미루다가 쓴 작가도 있다. 저마다 다르지만, 자신의 작업에 대한 솟아오르는 열정과 노력은 분명했다. 이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서 새롭지는 않지만, 모르던 예술가들을 만나고, 아는 예술가들을 통해 내가 왜 그들을 흠모하고 좋아했는지 내 마음의 근원도 다시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왜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 뒤라스에 매료되는가. 그들이 도덕적인 삶을 살아서가 아닌, 예술에 바친 삶의 열정과 구체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 삶을 계속 두드린다. 계속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책을 읽고, 새로운 전시를 감상하고, 잘 모르던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자연과 함께. 그런 반복으로 사는 내가 일구는 매일의 차이는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그 안에서 누리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나는 하루하루를 기록하며 지내는 지금이 좋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만난 131명의 여성 작가들 면면으로도 즐겁다.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이 다 나왔고, 새로운 언니들은 더 많이 만났다. 이제 그들을 통해 새로운 창이 또 열렸다. 무엇을 읽고, 쓰고, 탐구하고, 표현해 낼지. 그들의 수고와 기록을 읽으며 오늘의 나를 재정비하고 마음도 다져본다.

나는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

​무시무시한 자발성

내면의 불꽃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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