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순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초강도 규제를 내놨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규제가 나온 이후 대단지나 역세권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라며 “정책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은 6.64%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해 연간 상승폭(4.01%)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정부에서 내놓은 고강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전역의 가격은 오히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전 지역과 함께 분당·과천 등 경기 주요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3중 규제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는 사실상 차단됐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기존 70%에서 최대 40%로 대폭 축소됐다. 또한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4억 원, 25억 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은 2억 원으로 제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지역의 가격은 식을 줄을 모르고 오히려 품귀 현상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하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광진구는 이번 주 1.29%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장동 ‘광장현대9단지’ 전용 84㎡는 10월 12일 20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2023년 12월 같은 평형이 7억8500만 원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10개월 만에 12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역세권 대단지 중심으로 실수요 몰려 상승가 견인해
같은 지역의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84㎡ 역시 10일 25억2000만 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24억3000만 원)를 넘어섰다.
성동구도 1.2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호동1가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전용 84㎡는 23억5000만 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가보다 1억2000만 원 상승했다.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59㎡는 19억 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보다 3억 원 뛰었다.
강동구는 명일동과 고덕동 대단지 중심으로 1.12% 상승했고, 양천구(0.96%)는 목동과 신정동 역세권 단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송파구(0.93%)는 방이동과 문정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올랐으며, 중구(0.93%)는 신당동과 황학동, 마포구(0.92%)는 공덕동과 염리동 중소형 단지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교통 접근성이 좋은 대단지,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몰리고 있다”라며 “재건축 추진 단지의 거래 증가가 서울 전체 상승률을 견인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