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급 4명 부상에도 대승’ 안양, ‘7경기 무패’ 시즌 막바지 부활한 ‘좀비축구’

‘주전급 4명 부상에도 대승’ 안양, ‘7경기 무패’ 시즌 막바지 부활한 ‘좀비축구’

한가람(FC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주전급 4명 없이 대승을 거뒀다. 하나의 팀으로 나아가는 FC안양이 시즌 중반 부진을 뒤엎고 좀비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양은 지난 김천상무전을 앞두고 여러 선수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김정현, 에두아르도, 야고, 유키치 등의 부상 결장이 확정적이었고, 권경원이나 강지훈의 복귀 여부도 불투명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권경원과 강지훈이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선수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안양은 김천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유병훈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부상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운 한가람, 문성우, 최성범이 나란히 공격포인트를 생산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한가람은 경기 시작 47초 만에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자신의 안양 데뷔골을 신고했다. 전반 39분에는 최성범이 돕고 문성우가 마무리하는 합작골이 나왔다. 최성범이 김보경에게 패스한 뒤 앞으로 움직여 토마스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문성우는 최성범의 패스를 받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가까운 골대에 공을 꽂아넣었다.

후반 중반부터는 레프트백 김동진을 윙어로 올리는 변칙 기용으로 재미를 봤다. 이미 후반 12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모따의 헤더골을 도왔던 김동진은 윙백 시절 보여줬던 공격력을 발휘해 후반 45분 토마스가 뒤로 내준 패스를 곧장 왼발 크로스로 연결해 모따의 헤더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안양의 조직력이 확실히 물올랐다. 안양은 이번 시즌 굴곡이 심했다. 1라운드 로빈에서는 5승 6패로 화끈한 축구를 선보이며 승격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2라운드 로빈 들어 2승 3무 6패로 흔들리며 한때 강등권까지 처졌다. 늘어난 실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안양의 구세주는 권경원이었다. 권경원은 올여름 안양에 합류해 수비진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유 감독도 권경원을 센터백으로 두며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과감한 전환을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공격력도 출중한 토마스를 중원에 기용할 수 있었다. 토마스는 공격 시엔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 시엔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스 투 박스의 전형을 보이며 안양이 어떤 상황에서든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권경원(FC안양). 김희준 기자

안양도 다시금 힘을 냈다. 3라운드 로빈에서는 첫경기였던 대구FC전 4-0 승리를 거두고 수원FC, 전북현대, 포항스틸러스에 연달아 패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이후 7경기에서 4승 3무로 무패를 내달리며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현재 리그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대전과 홈경기에서 상대 퇴장 변수를 활용해 역전승을 거두고, 이어진 FC서울 원정에서 2-1로 승리하며 기세를 끌어올린 게 주효했다.

울산HD, 광주FC와 연달아 0-0 무승부를 기록한 건 안양이 수비적으로도 물이 올랐음을 입증하는 결과였다. 심지어 해당 두 경기에는 수비 핵이었던 권경원도 부상으로 없는 상황이었다. 이어진 경기 강원FC와 김천을 상대로도 각각 1실점만 내주며 안양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됐음을 보였다.

지난 김천과 경기 후 멀티골을 기록한 모따는 “강한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누가 빠져도 우리 색깔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고, 수훈선수로 선정된 한가람 역시 “모두가 지금보다 더 힘을 내야 한다. 나도 죽기 살기로 뛰겠다. 첫 골의 기쁨은 금방 잊으려 한다. 팀에 보탬이 되겠다”라며 잔류를 위해 팀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유병훈 FC안양 감독. 서형권 기자

여전히 부상자가 많음에도 안양의 ‘좀비축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안양은 현재 중원 핵심 김정현과 주전급 미드필더 에두아르도, 외국인 윙어 야고와 유키치가 부상으로 다음 경기 복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안양이 김천전 보여줬던 투지를 재현할 수만 있다면 이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부상 선수들도 팀의 잔류를 위해 바라고 있을 경기력이다.

유 감독은 시즌 후반부 끈끈한 축구로 쉽게 지지 않는 ‘좀비축구’를 부활시켰다. 시즌 초반에는 어떻게든 무승부 없이 이기는 것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췄다면 요즘에는 상대 수비에 실점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고, 먼저 실점하더라도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해 주목받는다. 파이널 라운드 전 구현된 경기력이 이어진다면 안양이 K리그1에 잔류하는 것도 마냥 꿈은 아닐 것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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