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은퇴’ 김연경, 한국 배구 걱정 뿐…”국대 성적 중요해, ’12년 걸려도’ 나아갈 장기 플랜 안 보여”

‘진짜 은퇴’ 김연경, 한국 배구 걱정 뿐…”국대 성적 중요해, ’12년 걸려도’ 나아갈 장기 플랜 안 보여”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지금은 매년 시스템이 바뀐다. 멀리까지 내다보는 플랜이 필요하다.”

‘배구 황제’ 김연경은 지난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선수’로서 정들었던 코트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흥국생명은 지난 4월 2024-2025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후 6개월이 흐른 뒤 2025-2026시즌 개막전에서 전설을 떠나보냈다.

김연경은 “은퇴 후 예능 촬영도 있었고, 쉴 틈 없는 스케줄을 보냈다. 국제배구연맹 세미나도 다녀왔다”며 “일단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배구 최고의 스타이자 대체 불가 ‘No.1’ 플레이어였다. 정규리그 MVP 7회 수상, 챔피언 결정전 4회 우승과 MVP 4회 수상 등 V리그를 지배했다. 

김연경에게 한국은 좁았다. 일본에서는 JT 마블러스를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우승 2회, 파이널 우승 1회를 기록했다. 튀르키예 페네르바흐체에서도 두 차례나 파이널 우승을 맛봤다. 짧은 기간 뛰었지만 중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드는 등 가는 곳마다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월드 클래스’ 김연경은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을 비롯해 ‘블로퀸’ 양효진 등 황금 세대들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국제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이끈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베트남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여파로 2006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 참사를 겪었다.

지난 7월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8개 참가국 중 최하위에 그치면서 하부리그 격인 챌린지컵으로 강등됐다. 페라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경질됐고, 새 사령탑을 찾아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의 부흥을 위해서는 국제무대 선전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2의 배구 인생 역시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연경은 “국가대표팀이 성적을 내야만 국민들께서 다시 배구를 사랑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국제대회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잘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가 숙제다”라고 강조했다.

배구 대표팀의 부진 원인으로는 장기적인 플랜 수립의 부재를 꼽았다. 협회 차원에서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연경은 “현재 성적이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미래에 장기적으로 플랜이 있다고 하면 사실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실 수 있을 것 같다. 관심을 갖고 지지해 주실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매년 시스템이 바뀌고, 장기적인 느낌이 보여주지 않는 게 미래가 안 보이는 게 많은 분들이 아쉬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향후 4년, 8년, 12년이 걸리더라도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8 LA 올림픽 아니면 2032 브리즈번, 아니면 그 다음 올림픽까지 내다보고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팬들에게는 ‘기다림’과 ‘인내’를 부탁했다. 당장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차분하게 지지를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김연경은 “당연히 많은 분들이 지금 기다려 주시고, 우리 선수들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게 충분히 보인다”며 ” 팬들이 보셨을 때도 납득이 가능한 장기적인 플랜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부분만 잘 갖춰지면 많은 선수들이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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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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