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시애틀 매리너스의 핵심 선수인 포수 칼 롤리가 공·수 양면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롤리는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선승제) 6차전에 2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롤리는 첫 타석이었던 1회초 1사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득점 기회를 날리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3회초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롤리는 경기 중반 이후에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8회초에도 삼진을 기록했다.
롤리는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시애틀이 2-5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1, 2루에서 맷 브라시의 폭투 때 재빠르게 3루로 송구했지만, 공이 외야로 빠지면서 2루주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공식 기록은 롤리의 송구 실책.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시애틀은 추가 실점으로 동력을 잃었다. 결국 토론토에 2-6으로 패하면서 두 팀의 시리즈는 7차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1996년생 롤리는 2018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애틀의 3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2021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2년(27홈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으며, 2023년(30홈런), 2024년(34홈런)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롤리는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9월에만 홈런 10개를 몰아치면서 단일시즌 60홈런을 달성했다.
이로써 롤리는 MLB 역사상 단일 시즌 60홈런을 기록한 7번째 타자가 됐다. 앞서 베이브 루스(1927년), 로저 매리스(1961년), 새미 소사(1998·1999·2001년), 마크 맥과이어(1998·1999년), 배리 본즈(2001년), 애런 저지(2022년)가 60홈런을 달성했다. 포수가 60홈런 고지를 밟은 건 올해 롤리가 처음이다. 롤리의 2025시즌 최종 성적은 159경기 596타수 147안타 타율 0.247, 60홈런, 125타점, 출루율 0.359, 장타율 0.589다.
롤리는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선승제)에서 21타수 8안타 타율 0.381, 1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토론토와의 ALCS에서는 22타수 5안타 타율 0.227, 3홈런, 3타점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6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지 못한 시애틀은 구단 역사상 네 번째 승자독식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전 세 차례(1995·2001·2025년 ALDS 5차전)의 승자독식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6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롤리는 “우린 이미 이런 상황을 경험했다. 이번에도 잘 준비할 것”이라며 “감정을 통제하고 매 타석, 공 하나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