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코트 위 불운과 부상 악재마저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안세영이 천적 왕즈이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총상금 30억원을 돌파했다.
안세영은 19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덴마크 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게임스코어 2-0(21-5 24-22)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2게임에서 8점 차 열세를 뒤집는 경이로운 역전극을 펼치면서 왜 자신이 세계 최강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12개 국제대회 중 무려 8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적수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천적 관계였던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 역시 14승4패로 압도적으로 벌렸고, 올해 맞대결에서는 6전 전승이라는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완벽한 부활을 알리며 코트를 다시 지배했다.
1게임은 싱겁게 끝났다. 상대에게 단 5점만을 허용하며 15분 만에 21-5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2게임은 달랐다. 왕즈이가 천적 답게 반격에 나서며 끌려갔다. 왕즈이가 연속 득점으로 앞서 나가며 1-4로 주도권을 잡았다. 안세영도 연속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범실을 여러 차례 저지르며 3-10까지 점수가 벌어졌고, 10-18까지 밀리며 2게임을 내주는 듯했다.
이때 안세영의 역전쇼가 펼쳐졌다. 10-18 상황에서 무려 8점을 연속으로 득점하며 18-18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접전 끝에 듀스로 이어졌고, 안세영이 22-22 동점에서 먼저 연속 2득점을 따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안세영은 승리가 확정되자 양 팔을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그만큼 2게임은 접전이었다. 하지만 안세영의 기적과도 같은 역전쇼가 펼쳐지며 우승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결승전 외에도 이번 대회에서 무적이었다. 16강, 8강, 4강에선 일본 선수들을 연달아 만나 모두 이겼다. 16강에서 니다이라 나쓰키(28위), 8강에서 미야자키 도모카(10위)를 격파한 뒤 준결승에서 2025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야마쿠치 아카네(3위)를 게임스코어 2-1(16-21 21-10 21-9)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중국에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까지 완파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1987년 이영숙 이후 38년 만에 덴마크 오픈 여자단식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한 말레이시아 오픈,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이상 슈퍼 1000시리즈),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이상 슈퍼 750시리즈),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에 이어 올해 8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총상금 30억원 고지도 돌파했다. 21일 BWF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금까지 총 216만841달러, 한화 약 30억7552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덴마크 오픈 우승으로 30억원을 넘었다.
안세영은 올해에만 무려 9억1000만원 상당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과다.
한편, 안세영은 컨디션을 정비한 뒤 바로 프랑스 서부도시 렌의 외곽 세송 세비네로 이동, 21~26일 열리는 BWF 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에 참가해 올해 9번째 국제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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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