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에 대규모 해군 병력을 배치하고 공격을 위협하는 것에 맞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백만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마두로 정권은 국영 TV와 라디오, 소셜 미디어를 동원해 미국이 탐욕스러운 나치같은 나라이며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국민군은 어떤 침략도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전한다.
영상에는 나이가 많고 약간 뚱뚱한 남녀 민병대들이 장애물 코스를 뛰어넘고 철조망 아래를 기어가며 소총을 쏘는 모습이 등장한다.
서류상 12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군은 대형 차량 행렬을 이뤄 행진하고 장갑차에 탄약을 싣는 모습과 러시아제 전투기가 하늘을 가르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군은 취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할 수 있을 정도로 군사력을 증강하지는 않았으나 베네수엘라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하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지적한다.
미국은 군함 8척, 공격용 잠수함 1척, F-35B 전투기, P-8 포세이돈 정찰기, MQ-9 리퍼 드론 등 베네수엘라 북쪽 하늘과 카리브해에 첨단 무기를 배치했다.
또 육군 특수항공연대 160대대, 일명 “나이트 스토커스”도 배치돼 있다. 이 부대는 그린베레, 네이비실,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 작전을 지원하며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으로 유명하다. 대형 병력 수송 헬기와 공격 헬기 등을 동원해 베네수엘라에서 140여km 떨어진 곳에서 훈련중이다.
미국은 지난 15일 라 오르칠라 섬 인근에 B-52 폭격기를 보내 정찰했다. 베네수엘라군이 지난달 전투기, 군함, 장갑차를 동원해 훈련한 곳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최소 다섯 차례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27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군대가 붕괴상태라고 전한다. 숙련된 장교들은 망명하거나 해임됐고 마두로에게 충성하는 인물들만 남았다. 일반 병사들은 식량 공급이 부족하고, 파견 부대에 필요한 보급 체계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