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민재가 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합숙 훈련을 앞두고 스트레칭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아직 마무리할 게 있다.”
LG 트윈스의 주전 2루수 신민재(29)는 유력한 골든글러브 후보다. 올 시즌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은 3.99로 후보 5명 중 가장 높다. 리그 2루수 최다 992.2이닝을 수비한 그는 타율(0.313)과 안타(145개)를 비롯한 각종 포지션별 1위를 휩쓸었다. 신민재가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된다면 LG에선 1994년 박종호 이후 31년 만이자 2번째 골든글러브 2루수가 탄생한다.
반면 신민재는 기대에 부푼 모습이 아니다. 15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그는 “아직 마무리할 게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는 개인보다 팀의 영광을 우선시했다. 그는 “골든글러브 후보가 된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지금은 100%의 컨디션으로 KS에 나설 수 있게 준비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신민재에게는 우승이 곧 최고의 자산이다. 2023년 통합우승은 그를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만든 계기가 됐다. ‘우승 2루수’로 거듭난 그는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며 한층 견고해졌다. 그는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준비 과정에서도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LG 신민재가 15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대비 청백전 도중 타격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신민재가 꼽은 또 다른 차이는 타격이다. 올 시즌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타율 3할을 동시에 달성했다. 타격에 눈을 뜬 그는 “2년 전과 비교하면 투수와 승부하는 데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정규시즌 중 타격 반등을 이뤄낸 시간들을 되새기며 KS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월간 타율 0.141로 부진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열흘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그 열흘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돌아봤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신민재는 “그땐 오전에 일어나 치고, 오후에는 조별로 로테이션을 돌며 치고, 야간에는 이병규 퓨처스(2군) 감독과 치고, 다른 시간에는 당시 퓨처스 총괄로 계셨던 이종운 코치님과 일대일로도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흘 뒤 콜업이 보장된 게 아니었다. 무작정 많이 치려고만 했다면 단순한 노동에 지나지 않았을 테지만, 감을 찾으려고 노력한 게 컸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숙 중에도 당시 진행했던 일부 훈련이 진행됐다. 신민재는 16일 청백전을 마친 뒤 시속 15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보기 위한 피칭머신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2023년에는 이 훈련을 별도로 하진 않았다. 실전에서도 금방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게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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