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 골절 진단과 분류를 위한 딥러닝 모델을 개발해 골절 검출에서 99.5%의 정확도를 달성하는 연구 성과가 발표됐다.
특히 급성 골절과 만성 골절을 구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 치료 계획 수립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국대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와 김수영, 고현강, 이형우 교수팀은 CT 영상 기반으로 안와골절을 자동 진단하고 분류하는 세 가지 딥러닝 모델을 개발해, 진단 정확도 99.5%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건국대병원 신현진 교수, 김수영 연구원)
특히 급성(acute) 골절과 만성(old) 골절까지 구분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해 환자 맞춤형 치료 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첫번째 모델은 ‘골절 여부 판단 모델’은 정상과 골절을 자동으로 구분하며, 99.5%의 진단 정확도와 99.6%의 민감도, AUC 0.9999라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두 번째 모델은 ‘골절 위치 분류 모델’은 골절의 위치를 내측벽, 하벽, 내하측벽으로 분류하며 정확도는 97.4%였다.
세 번째 모델은 ‘골절 시기 분류 모델’은 골절이 급성인지 만성인지 판단하는 모델로 정확도는 96.8%였다.
이번 연구는 2005년부터 2024년까지 건국대병원에서 안와골절 진단을 받은 233명의 환자의 총 1,264건의 안면 CT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각 환자에 대해 다수의 단면 CT 이미지를 바탕으로 했다.
교수팀은 이를 ‘정상’, ‘골절 있음’, ‘급성’, ‘만성’, ‘내측벽’, ‘하벽’ 등으로 세부 라벨링하여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
모델 개발에는 국내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 Neuro-T가 활용됐다. 전문의가 수작업으로 골절 부위를 라벨링한 후, 해당 이미지를 딥러닝 모델이 학습하여 정상과 골절을 구분하고, 골절 위치와 시기를 자동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모델은 각각 분류(classification) 또는 세분화(segmentation) 방식으로 학습됐으며, 전체 데이터 중 85%는 학습용, 15%는 평가용으로 활용됐다.
이번 연구는 골절의 ‘시기’를 분류하는 모델을 제시해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뚜렷하게 보였다. 급성 골절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만성 골절은 환자의 증상과 요구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골절의 시기를 AI가 구분해주는 기능은 진료 현장에서 중요한 의사결정 지원 도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이 모델은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빠른 판단을 보조하고,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미세 골절 진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신현진 교수는 “이 기술은 향후 광대골, 하악골 등 다른 안면골 골절 진단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AI 기술과 접목해 골절 부위에 맞는 임플란트 디자인까지 제안하는 통합 진단·치료 시스템 개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의료 AI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구강 및 악안면외과저널 ‘Journal of Oral and Maxillofacial Surgery’에 ‘Deep-Learning Method for the Diagnosis and Classification of Orbital Blowout Fracture Based on Computed Tomography(CT 기반 안와 골절 진단 및 분류를 위한 딥러닝 방법)’라는 내용으로 게재됐다.
또한 제133회 대한안과학회에서 학술상도 수상한바 있다.
신 교수는 3D 프린팅을 이용해 안와골절 임플란트 수술의 유용성을 입증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안와골절(orbital blowout fracture, BOF)은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안구를 둘러싼 안와(eye socket)의 뼈가 골절되는 외상성 손상이다. 과거 손흥민 선수가 경기에 마스크를 끼고 나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안와골절은 심한 경우 안구함몰(enophthalmos), 복시(diplopia), 안구운동 제한,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CT 촬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지만, 미세한 골절은 전문의도 놓칠 수 있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진단 보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