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또다시 장 중 급변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미국 지역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상태 등 지역은행 부실의 악몽을 떠올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07포인트(0.65%) 밀린 45,952.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99포인트(0.63%) 떨어진 6,629.07, 나스닥종합지수는 107.54포인트(0.47%) 내린 22,562.54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증시는 과격한 변동성을 드러냈다. 나스닥 지수는 장 중 0.96%까지 오르다 -1.17%까지 낙폭을 확대하는 등 혼란을 느꼈다.
장 초반 증시는 TSMC의 호실적이 순풍 노릇을 했다. 대만의 TSMC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4천523억대만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지역은행의 부실이 또 터져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했다. 3대 주가지수 모두 빠르게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자회사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 및 산업 대출 가운데 5천만달러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AB)도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두 은행의 사례는 모두 부실 대출 우려를 낳고 있다. 두 은행은 모두 최근 파산한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드 그룹에 대한 익스포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신용 관련 손실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지역 은행들의 발언은) 시장이 크게 반기지 않아 대부분의 소형 금융 은행들이 오늘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제기된 부실 대출 우려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최근 발언과 맞물리며 공포심을 더욱 자극했다.
다이먼은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최근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가 파산한 것과 관련,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아마도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며 “모두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금융은 2.75% 급락했다.
자이언스의 주가는 13.14% 급락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주가는 10.81% 내려앉았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또한 주가가 10.62% 급락했다. 제프리스는 지난달 말 파산한 자동차 부품 공급사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투매 대상이 되고 있다. 이날 지역은행 부실 우려가 제프리스에도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인 KBW ETF의 가격은 이날 3.64%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지역은행 지수는 52주 최고치 대비 16% 하락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0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등장했다. 50bp 인하 확률은 5.3%로 반영됐다. 지역은행 부실 우려를 계기로 ‘빅컷(50bp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4.67포인트(22.63%) 급등한 25.31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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