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오현규(오른쪽)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30분 득점한 뒤 ‘택배 패스’로 어시스트해준 이강인을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대표팀 오현규(오른쪽)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30분 득점한 뒤 ‘택배 패스’로 어시스트해준 이강인을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이강인(19번)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정확한 패스로 오현규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의 1-0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진 후반 30분. 우리 진영 한복판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파라과이 수비진 배후 공간으로 길게 볼을 차 넘겼다. 오현규(헹크)가 빠른 쇄도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맞은 단독찬스에서 파라과이 골키퍼 올랜도 힐을 가볍게 제친 뒤 추가골을 터트렸다. 스코어 2-0, 한국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2001년생 ‘절친’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10월 두 번째 친선경기를 벤치서 출발해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됐다. 그러나 진가를 입증하는 데 45분이면 충분했다. 0-1 뒤진 파라과이가 공세 수위를 높였으나 한국의 공격 콤비는 순간적으로 나온 상대의 작은 균열을 놓치지 않았다.
이강인의 넓은 시야와 ‘택배 패스’ 능력이 번뜩였고, 유럽 무대에서 최근 물오른 활약을 과시해온 오현규의 공간 돌파와 문전 앞 개인기가 돋보였다. 이들은 9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 평가전(2-2 무)에서도 합작골을 만들었다. 쇼타임도 파라과이전과 같은 후반 30분이다.
당시 함께 선발 출전한 가운데 이강인이 역시 멕시코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속도를 높이며 문전 쇄도한 오현규가 공의 방향을 절묘하게 바꿔 차 넣어 한국에 2-1 리드를 안겼다. 한 달 만에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골을 만든 파라과이전은 이강인-오현규가 대표팀의 확실한 득점 콤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경기였다.오현규는 A매치 통산 23경기서 6골·2도움을 뽑았는 데 이 중 2골이 이강인(42경기, 10골·12도움)과 만든 작품이라 가치를 더했다.
둘의 활약은 한국축구의 한시대를 이끌어온 1992년생 베테랑 콤비 손흥민(LAFC)과 이재성(마인츠)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남자 A매치 최다출전(138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53골을 터트렸는데 ‘최강 도우미’가 10일 브라질전(0-5 패)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전)에 가입한 이재성이다. 지난달 뉴저지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2-0 승)에서 전반 18분 만든 선제 결승골을 포함해 7개 도움을 줬다. 손흥민도 이재성에 도움 3개를 연결했으니 10골을 합작한 셈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북중미월드컵을 기대케 하는 ‘차세대 특급콤비’로 우뚝 선 오현규가 파라과이전을 마친 뒤 “(이)강인이와 눈을 마주치고 움직이자마자 공이 딱 앞에 오더라. 친구의 패스는 항상 훌륭하다. 물론 눈을 안 마주쳐도 좋은 공이 온다”며 미소짓자 이강인은 “(오)현규는 언제나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원한 자리에 항상 있다. 좋은 패스도 그렇게 나온다”고 화답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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