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사건을 둘러싼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이재승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오 처장과 이 차장검사를) 입건했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이 10월 중순이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공수처에서 갖고 있던 송창진 전 부장검사 위증 사건과 새롭게 인지한 직무유기 정도를 사건으로 가지고 있다”며 “채 상병 사건 수사 진행 과정에서 공수처 내부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것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월 29일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와 관련해 공수처 처장실과 차장실, 현직에 있는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를 비롯해 송창진·김선규·박석일 전 부장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검팀은 확보한 압수물 중 새롭게 사건화할 내용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주 오 처장과 이 차장검사, 박 전 부장검사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15일 특검팀은 오전 10시부터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기획관실·운영지원담당관실·사건관리담당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11일에는 차 부장검사를, 13일에는 이 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2023년 8월부터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외압 의혹을 수사한 공수처가 약 1년 3개월 동안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11월 수사 재개를 발표한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오 처장 등의 직무유기 혐의점을 포착하고 관련 조사를 이어 나갈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도피 의혹과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박 전 장관 측에서 개인 사정을 얘기하며 바로 조사받으러 오기 어렵고 해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 참고인과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했고, 추가적으로 부를 사람들이 약간 남아있긴 하지만 호주대사 사건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며 “11월 초 전에는 대략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은 범인도피 혐의로 고발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조사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내정된 2023년 12월 외교부 차관이었던 장 전 실장이 대통령실로부터 받은 지시 사항과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이었던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를 국가안보실이 기획한 배경 등에 관해 캐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