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해리 케인이 또다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잉글랜드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된 토트넘 홋스퍼 복귀설에 대해 그는 “현재로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동시에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삶과 커리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장기 잔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5일(한국시간) “케인이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축하하면서도, 현재 바이에른에서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A매치 브레이크 때 잉글랜드 대표팀에 온 케인은 해당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내 인생의 일부다. 평생 그곳에서 뛰었고, 지금도 팬으로서 경기를 지켜본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뮌헨에서의 시간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트넘의 지난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대해 “정말 기뻤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순간이었고,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과 구단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 토트넘이 그 우승을 발판으로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전 소속팀 토트넘에 대한 애정은 숨기지 않았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케인은 지난 시즌 바이에른 이적 후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트넘에서 10년 넘게 뛰며 ‘무관의 왕’으로 불렸던 그는, 독일 무대에서 드디어 숙원을 풀었다.
이번 시즌 역시 그의 활약은 압도적이다. 케인은 현재 분데스리가 6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기록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도 4골을 터뜨렸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최근 8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커리어 최고의 득점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인의 토트넘 복귀설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토트넘이 케인을 다시 데려올 수 있는 ‘우선 협상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계약에는 5400만 파운드(약 1029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현지 복수 보도에 의해 알려지면서 해당 이적설이 다시 불이 붙었다.
하지만 케인은 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 단지 매일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라며 이적설을 일축했다.
케인은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언젠가 잉글랜드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며 “뮌헨의 환경과 문화, 팀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도 행복하고, 나 또한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 축구 인생에서 이런 안정감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케인은 여전히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은 언제나 ‘우리(we)’로 표현될 것이다. 나는 평생 그 구단의 일부였다. 여전히 많은 친구들이 그곳에 있고, 경기 결과를 챙겨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현재 중심은 명백히 뮌헨이다. 그는 “지금의 나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리듬을 타고 있다. 몸태가 좋고, 팀도 잘 맞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팀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케인은 토트넘 시절 435경기 280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 현재 213골로 앨런 시어러(260골)의 기록까지 47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기록은 중요하지만, 지금은 팀의 성공이 우선”이라며 개인적인 목표보다 뮌헨 팀의 우승을 더 강조했다.
또한 그는 “뮌헨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후 오히려 더 큰 목표를 세웠다.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발롱도르 역시 그런 무대의 성과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케인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연일 득점을 기록하며 최상의 폼을 유지하고 있다. 라트비아전 멀티골을 포함해 시즌 21골을 기록 중이며, 이는 개인 통산 최고 수준의 활약이다.
이 같은 활약에 벌써 다음 시즌 발롱도르 후보군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케인이다. 그가 잉글랜드 복귀 대신 독일 잔류를 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영국 ‘TBR 풋볼’은 16일 보도를 통해 “토트넘이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을 공식적으로 복귀시켰다. 그의 복귀가 케인의 향후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라티치는 케인이 토트넘에 남았던 2022년 당시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 케인에게 ‘우리가 추구하는 프로젝트는 당신 중심의 팀이다’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그 결과 케인은 당시 맨체스터 시티의 러브콜을 거절, 토트넘 잔류를 선택했다고 알려져있다.
매체는 이를 근거로 “케인은 파라티치와 콘테를 매우 신뢰했다. 파라티치가 토트넘으로 돌아온 만큼, 향후 그가 케인을 설득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현재 토트넘은 히샬리송, 랑달 콜로 무아니, 마티스 텔, 도미닉 솔란케 등 다수의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체는 “만약 케인의 복귀가 추진된다면, 히샬리송 등 공격자원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케인의 계약은 2027년 여름까지이며,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은 내년 여름이다.
결국 케인은 여전히 토트넘의 상징적인 존재이지만, 그의 현재는 독일 무대에서의 성공에 맞춰져 있다.
잉글랜드의 전설이자 뮌헨의 주포로 자리 잡은 그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잉글랜드로 돌아올지, 아니면 독일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완성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