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차승원, 담백하지만 섬세한 연기 빛났다…“새로운 얼굴”

‘어쩔수가없다’ 차승원, 담백하지만 섬세한 연기 빛났다…“새로운 얼굴”

사진제공|CJ ENM

차승원은 지난달 말 개봉해 극찬을 이어가고 있는 거장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서 현실적인 가장을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한 시조는 제지 공장에서 실직 후 구둣가게 매니저로 일하면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차승원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딸에게는 웃음을 보이고, 손님에게 굽신거리며 생계를 이어가는 애처로운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사진제공|CJ ENM

특히, 제지 공장에서의 숙련된 기술자이기도 했던 시조는 손님으로 찾아온 만수와의 대화에서 “제지도 일종의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동시에 해고로 인해 업계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인물의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 장면에서 차승원은 눈빛과 어조만으로 인물의 처연함을 완성시켜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그동안 독보적 카리스마와 유쾌한 존재감으로 대중에게 각인돼 온 차승원은 이번 작품에서 절제된 연기 톤으로 완전히 다른 결을 보였다.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삼키면서 그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고, 관객들로부터 “반갑다, 그리웠던 얼굴이다”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차승원의 밀도 높은 연기가 캐릭터의 정서를 단단하게 지탱한다는 평이다.

또,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 이어 박찬욱 감독과의 두 번째 협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박 감독은 차승원에 대해 “키도 크고 인상도 강렬한데, 반대로 큰 키로 구부정하게 굽신굽신 연기를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그 이면에 주목한 바 있다.

한편, 차승원은 노희경 작가의 신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천천히 강렬하게’(가제) 출연을 확정하고 촬영에 한창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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