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진단 어려운 ‘뇌척수액 정맥 누공’ 국내 첫 치료 성공

세브란스병원, 진단 어려운 ‘뇌척수액 정맥 누공’ 국내 첫 치료 성공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신경외과 협진팀이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의 드문 아형인 뇌척수액 정맥 누공 환자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성공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RI 정상이어도 증상 지속…기존 치료법 효과 없어

이번에 치료받은 환자 4명 모두 세브란스병원 방문 전 자발성 두개내 저하증이 의심됐지만, 척추 MRI와 단순 척수 조영술에서는 모두 정상 소견을 보였다. 

환자 본인의 혈액으로 뇌척수액 누출 위치를 막는 자가혈액패취술을 시행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더욱이 뇌압 저하로 뇌를 감싸는 경막의 내부와 정맥을 연결하는 교량정맥이 끊어져 경막하출혈까지 발생했고, 환자들은 스스로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국내 최초 DSM 도입…실시간 뇌척수액 흐름 확인

세브란스병원은 이러한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DSM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DSM은 척수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모니터 화면으로 뇌척수액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 뇌척수액이 새나가는 구멍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DSM과 함께 측위 CT 척수 조영술도 진행하고 있다. 두 검사법 모두 뇌척수액 정맥 누공을 진단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이다. 

신경과 전문의인 주민경·하우석 교수와 신경외과 전문의인 하윤 교수가 긴밀히 협력해 진단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다학제 협진…뇌압 회복·증상 호전

환자들은 DSM 검사와 측위 CT 척수 조영술로 뇌척수액이 새어나가는 부위를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뇌압을 회복했으며 경막하출혈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환자들이 겪던 인지기능 저하와 보행장애도 모두 호전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환자 한 명씩 치료 전략을 고민하는 다학제 진료와 3D 실시간 검사법의 선제적 도입이 국내 최초로 뇌척수액 정맥 누공 진단과 치료에 성공할 수 있었던 기반이라고 밝혔다.

하우석 교수는 “자발성 두개내압 저하증과 특별한 외상 없이 발생하는 경막하출혈의 원인 중 하나였던 뇌척수액 척수 누공은 두통, 인지능력 저하 등 심각한 고통을 일으키지만, 기존 진단법으로는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았다”며 “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DSM과 측위 CT 척수 조영술로는 척수액 누출이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뇌척수액 정맥 누공은 뇌를 보호하고 두개내압을 유지하는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척수 주변 정맥으로 새나가는 상태다.

이 질환은 명확한 원인 없이 발병해 진단이 어렵지만, 뇌압을 낮춰 일어서면 악화되는 기립성 두통, 인지기능 저하, 보행장애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일반적인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과 달리 MRI에서 정상 소견을 보일 수 있어 원인 규명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진 : (왼쪽) DSM으로 확인한 누공 위치, (오른쪽) 측위 CT 척수 조영술로 확인한 뇌척수액 정맥 누공 3D 영상]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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