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축구 규칙의 경기 중 교체 가능 인원이 6명으로 확대될 수 있다.
15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유럽의 주요 클럽들이 선수들의 경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기당 교체 인원을 6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라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축구클럽 총회(EFC)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됐다. EFC는 55개국의 800개 이상의 남녀 프로 구단을 대표하며 축구계에 관한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파리생제르맹(PSG), 인터밀란, 바르셀로나 등 유럽 빅클럽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여러 안건이 논의됐지만, 정작 화제가 된 건 비공식적으로 검토한 선수 교체 및 스쿼드 제한 확대 방안이다.
공식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몇몇 유럽 클럽들은 비공식적으로 25명에서 28명으로 스쿼드를 확대하고 교체 인원을 6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안건이 논의된 이유는 최근 불거진 선수들의 혹사 문제 때문이다. 축구의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최근 몇 년간 전통적인 기존 대회와 별개로 여러 컵 대회가 신설됐다. 대표적으로 올여름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있다. 문화·경제적으로 이윤을 가져온다는 명목으로 대회가 개설됐지만, 정작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선수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시즌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은 여름 내 충분한 휴식기를 보장받지 못하고 무더위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무리한 일정 소화 때문인지 최근 선수들의 큼지막한 부상 문제가 이따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축구선수노조(FIFRO)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신체적으로 현장에 있어야 하고, 정신적으로 준비하며, 종종 장거리 이동과 원정을 수행한다. 이런 상황 또한 선수의 근무 시간에 포함된다”라며 선수들의 혹사 문제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업적 가치에 눈이 먼 축구계 기관들은 선수의 복지보다는 공백기 일정에서 어떻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FIFA는 클럽 월드컵의 성공 가능성을 명목으로 기존 4년제 개최를 2년 주기로 축소까지 검토 중이다. 날이 갈수록 휴식 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선수들을 보고 유럽 클럽들이 혹사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에 직접 나섰다.
이에 비공식적으로 논의된 게 6인 교체와 28인 스쿼드다. 선수들의 경기 중 피로도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이러한 규정 변경이 실제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권고가 필요하며, 언제 또는 실제로 변경이 이루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충분히 의미 있는 검토다. 선수 피로도 개선과 더불어 경기 수준을 끌어올리는 이중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혹사와 더불어 경기 수준 문제도 분명히 제고해야 한다. 축구 경기의 생산자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보장돼야 높은 수준의 축구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무분별한 대회 및 경기 수 확대는 수준 저하라는 문제를 동반할 수 있는데 교체 확대는 대중들이 열광하는 득점 비율을 높여 이 문제를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다.
실제로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5명 교체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교체 선수들의 득점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1-2022시즌 9.8%였던 교체 선수 득점 비율이 5명 교체가 허용된 2022-23시즌에는 12.7%로 급등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하여, 현재는 사상 최고치인 16.1%에 달하고 있다. 6명 교체 도입 시 추가적인 득점율 증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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