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강팀 ‘인빅터스 게이밍(IG)’을 꺾고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승리로 LoL 한국 리그(LCK) 소속 네 팀이 모두 본선 무대에 오르며 LCK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T1은 지난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 월즈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IG를 세트 스코어 3대 1로 꺾었다.
플레이-인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두 지역, 한국(LCK)과 중국(LPL)의 4시드 팀이 월즈 본선 격인 ‘스위스 스테이지’ 마지막 진출권을 두고 5전 3선승제로 맞붙는 구조다.
이에 각 리그에서 월즈 4시드 티켓을 따낸 T1과 IG가 맞붙게 됐다. 승리 팀은 이미 진출이 확정된 15개 팀과 함께 스위스 스테이지에 합류한다. 패배한 팀은 추가 기회 없이 중국을 떠나야 한다.
T1은 2세트에서 상대의 예리한 교전 운영에 잠시 흔들리며 한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3·4세트에서 정글러 ‘오너’ 문현준과 원딜러 ‘구마유시’ 이민형 활약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면 집에 갈 수 있는 경기지만 그래도 한 경기 더 먼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9일간 스위스 스테이지 돌입…첫 상대는 북미 1시드 FLY
T1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뒤로 하고 바로 스위스 스테이지 준비에 들어간다. 16팀이 각 팀과 총 9일간 대결을 펼쳐 먼저 3승을 달성한 팀이 상하이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스위스 스테이지 2라운드부터는 성적이 같은 팀이 맞붙고 같은 상대와는 다시 만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라운드 승리 팀은 다른 1라운드 승리 팀과 만나 ‘승자조 대결’을 가지며 1라운드 패배 팀은 또 다른 1라운드 패배 팀과 ‘패자조 대결’을 벌인다.
이렇게 3승을 먼저 기록한 여덟 팀은 즉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 3패를 먼저 기록한 팀은 탈락한다. 진출과 탈락이 걸린 경기는 3판 2선승제, 나머지 경기는 단판으로 진행한다.
15일 열리는 1라운드에서 T1은 아메리카 지역 리그(LTA) 1시드 ‘플라이퀘스트(FLY)’와 맞붙는다. 이번 시즌에서 LTA 리그를 우승한 FLY는 지난해 월즈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당시 8강 상대로 우승 후보였던 젠지를 만났는데 전문가 예상과 달리 젠지를 풀세트로 끌고 가는 등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여 북미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T1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첫 상대로 FLY를 만난 것에 대해 정글러 ‘인스파이어드’ 카츠페르 스워마와 서포터 ‘부시오’ 앨런 크왈리나의 활약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내 폼이) 많이 좋아졌다. 충분히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회 선전 포부를 전했다.
◆젠지·한화생명·KT도 출격…’피넛’ 한왕호 “마지막 월즈, 좋은 성적 내겠다”
한편 먼저 스위스 스테이지에 진출한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 KT롤스터는 1라운드에서 각각 아시아태평양 리그(LCP)의 PSG 탈론, LPL 애니원즈 레전드(AL), 유럽 리그(LEC) 모비스타 코이(MKOI)를 만난다.
KT롤스터는 5년 만에 월즈에 진출했다. 탑 라이너 ‘퍼펙트’ 이승민은 LCK 유튜브를 통해 “멀리서만 바라봤던 무대라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생겼다”며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e스포츠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는 T1에서 2연속 월즈 우승을 경험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내용 보완) 주목된다. 최우제는 “잘 됐던 때를 떠올려보면 항상 자신감이 많이 있었다. 항상 확신을 가지고 게임했다. 보여드릴 수 있는 최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군 입대를 앞둬 올 시즌을 끝으로 사실상 은퇴를 시사한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내 마지막 월즈다. 프로게이머로서 마지막 대회라 특별하다”며 “좋은 성적을 내는 게 큰 목표”라고 전했다.
올 시즌 LCK를 우승한 젠지 서포터 ‘듀로’ 주민규는 “(월즈는) 모든 선수의 종착지다. 반드시 높은 성적,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