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국감 인사에서 눈물 흘리며 ‘작심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한준 사장은 14일 “LH에 대한 충분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LH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당분간 LH가 ‘땅장사’ 한다는 오명은 벗겠지만, 또다시 ‘집장사’한다는 오명으로 이름만 바뀌어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1월 LH 수장을 맡게 된 이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약 3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날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임기가 다음 달 10일까지인 이 사장은 이번 국감이 사실상 마지막 대외 업무다.
이 사장은 이날 국감 종료 직전 마지막 국감 인사를 위해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사장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대부분의 책임이 LH에 맡겨졌지만, 그에 합당한 예산 지원이나 인력 조직 지원은 유감스럽게도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가 잘못될 경우 LH의 문제로만 귀결시켜왔다”며 “특히 많은 국민이 LH가 땅장사를 해 주택 분양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기관장으로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LH 토지 매각은 자의적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정부와 국회에서 제정한 법에 따라 시행해왔던 것”이라며 “그 수익으로 임대주택과 지역균형발전 사업의 막대한 손실을 자체적으로 메워 가며 묵묵히 소임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 그동안 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주택을 공급하던 방식을 중단하고, 앞으로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장은 “주택 공급 물량 확대뿐 아니라 주택 분양가 상승 억제에도 정부가 힘을 써야 한다”면서 “주택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LH에 대한 충분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재정적 부담에 대한 지원책이 없다면 LH는 재무적으로 경영 한계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주택 분양가 상승으로 귀결될 뿐 아니라 공공주택 공급망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LH 조직과 인력이 지난 3년 동안 혁신 방안에 따라 지속해서 축소돼왔다”면서 “이에 따라 직원들은 업무량이 급증하는 반면에 마땅한 보상책은 주어지지 않고 있어 조직 활력이 떨어지고, 이직률이 공기업 중 가장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직 경쟁력 저하는 현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현장의 안전 문제와 주택 품질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LH의 재정과 조직, 인력을 든든히 뒷받침해야 주택 가격과 공급 물량이 안정되고, 안전한 공정을 통해 품질 좋은 주택을 공급해 새 정부 주택 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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