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득점’ 보고 착잡할 슈투트가르트

‘오현규 득점’ 보고 착잡할 슈투트가르트

오현규(오른쪽,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오현규의 대표팀 득점을 보고 씁쓸해할 한 팀이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러 파라과이에 2-0으로 이겼다.

이날 오현규는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과 교체돼 45분가량 경기를 소화했다. 결정력이 대단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기였지만, 후반 30분에는 팀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도 터뜨렸다.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상대를 뚫고 나오자 오현규가 쇄도 움직임을 가져갔다. 패스가 오지 않자 오현규는 다시 한번 오프사이드 라인 안으로 들어간 뒤 이강인의 패스에 맞춰 정확하게 전방으로 쇄도했다. 오현규는 공을 막기 위해 뛰쳐나온 올란도 길 골키퍼까지 제쳐낸 뒤 여유롭게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오현규는 이번 시즌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모든 대회에서 15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교체로 나서면서 순도 높은 득점력을 보여줬다면, 이번 시즌에는 소속팀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나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지난 시즌만큼 결정력이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득점할 때까지 과감한 슈팅을 거듭 시도하는 정신력을 유지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오현규(헹크). 게티이미지코리아

오현규를 보고 씁쓸해 할 한 팀이 있다. 바로 슈투트가르트다. 슈투트가르트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핵심 공격수 닉 볼테마데를 뉴캐슬유나이티드에 판매하며 최전방 보강을 급하게 진행했고, 오현규를 이적시장 마감일에 영입하려 했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나온 문제로 오현규 영입을 철회했는데, 이후 벨기에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부상 이력을 빌미로 이적료를 더 낮추려다가 실패한 걸로 알려졌다.

오현규의 소속팀 헹크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양 구단의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음에도 구체적인 이적 조건에 대한 분쟁으로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다”라며 슈투트가르트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오현규는 이후 9월 A매치 멕시코전에서 득점한 뒤 왼쪽 무릎을 손으로 가리키고 손을 귀 옆에 갖다댄 뒤 어깨를 으쓱하며 메디컬 테스트를 문제삼았던 슈투트가르트를 저격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오현규는 최근에도 슈투트가르트 이적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지난 12일 파라과이전 대비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미국을 갔다 와서 벨기에 있는 동안 몇 주 정도는 힘들었다. 이적을 급박하게 진행하느라 짐을 완전히 내팽개쳤고, 옷도 나뒹그러진 채로 두고 집을 나섰다. 집에 돌아온 순간 ‘현타 아닌 현타’가 왔다. 여기 있는 게 꿈인가 싶었을 정도”라며 당시 아픔을 전했다.

닉 볼테마데(뉴캐슬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슈투트가르트는 제바스티안 회네스 감독의 걸출한 지도력 아래 리그 4위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최근 팀의 유일한 정통 스트라이커였던 에르메딘 데미로비치가 발목 골절로 최대 8주 결장이 되면서 공격진 구성에 비상이 걸렸다. 데니스 운다브를 비롯한 수준 있는 공격수들이 있긴 해도 데미로비치의 공백은 쉽사리 메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관련해 회네스 감독은 독일 ‘벨트’와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볼테마데를 파는 위험을 감수했고, 오현규 이적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최근 몇 년간 그랬듯 데미로비치가 안정적으로 시즌을 보낼 거란 희망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부상은 축구의 일부”라며 “데미로비치는 팀에 유일한 정통 중앙 공격수다. 선수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며 당시 볼테마데 이적으로 공격진 퀄리티가 떨어졌고, 대체자를 강력히 원했지만 오현규 이적이 불발되며 공격진을 보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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