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황동혁 “부끄러움과 감사함, 슬픔에 대한 분노 잊지 않겠다”

‘오겜’ 황동혁 “부끄러움과 감사함, 슬픔에 대한 분노 잊지 않겠다”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영화 속 인물들에게만 좋고 용감한 일을 시키지 않고 저도 늘 부끄러움과 감사함, 슬픔에 대한 분노를 잊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황동혁 감독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오징어게임3 팬 이벤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2·3’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14일 오전 서울대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 음악대학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79주년 개교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 감독은 이날 고(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고(故) 박종철 열사와 함께 제3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황 감독은 “함께 상을 받는 분들의 이름을 듣고 제가 감히 받아도 될지 생각했다”며 “제 삶에도 많은 영향을 주신 분들이라 제 이름이 감히 같이 불려도 되나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제가 두 선배님과 함께한 이유는 잘 살았다기보다는 제가 만든 이야기와 인물들이 두 분을 닮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영화 ‘도가니’를 첫 번째로 언급하면서 “영화 속 서유진, 강인호는 기간제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하는 어린 장애아들을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 ‘남한산성’의 김상헌과 최명길은 비록 망해가는 나라의 관리였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끄러움을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품 ‘오징어 게임’의 456번 성기훈에 대해 “혼자 살아남아서 큰돈을 차지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도 있었지만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잊지 않고 불의에 대한 분노로 게임에 다시 참가해서 그 게임을 끝내려 했던 인물이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 감독은 “두 선배님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세상에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겠다”면서도 “영화 속 인물들에게만 좋고 용감한 일을 시키지 않고 저도 늘 부끄러움과 감사함, 슬픔에 대한 분노를 잊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95년 사회과학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황 감독은 2005년 단편영화 ‘기적의 도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을 차례로 제작한 뒤 2022년에는 작품 ‘오징어 게임’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박종철 열사의 상을 대신 받은 형 박종부씨는 “30년 이상 아들의 뜻을 따라 이 땅의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신 아버지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대신해 상을 받은 인재근 김근태재단 명예이사장은 “김근태 선생은 늘 민주주의는 늘 위태롭지만 사람들 삶 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의 정신을 가꾸며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1991년부터 인격과 덕망을 겸비하고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해 서울대의 명예를 드높인 사회 각계 인사를 대상으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시상해 오고 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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