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2008년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 위의 포뇨>
는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물고기 소녀 포뇨와 인간 소년 소스케의 특별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순수하고 환상적인 시선으로 재창조되어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청량하고 역동적인 여름 분위기이다. 그림이 아닌, 마치 수채화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된 바다는 살아 숨 쉬는 듯한 활력으로 가득하다. 포뇨가 파도를 뛰어다니는 장면이나 거대한 파도가 마을을 덮치는 장면 등은 스크린을 통해 시원하고 강렬한 여름날의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푸른 바다와 다채로운 해양 생물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깨끗하고 상쾌하게 정화시켜주는 듯한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포뇨>
는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따분한 바다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몰래 육지로 가출을 시도한다. 포뇨가 사람이 되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환경 문제, 그리고 형태를 초월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다섯 살 소년 소스케와 물고기 소녀 포뇨가 서로에게 보여주는 순수한 믿음과 교감은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유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생명의 소중함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순수하게 그려내 감동을 더한다.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필과 종이, 수채화 기법을 고집하여 작업하며 디지털 애니메이션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장인 정신이 깃든 섬세한 작업 방식과 순수한 메시지는 개봉 당시부터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포뇨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소스케의 용감함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매김했다.
<벼랑 위의 포뇨>
는 우리에게 잊고 지냈던 동심의 세계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사유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