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국과 또 만날까.
어느 덧 40살이 된 호날두가 또 하나의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호날두는 15일(한국시간) 리스본 알발라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헝가리의 2026 월드컵 유럽 예선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두 골 활약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 대표팀은 종료 직전 리버풀에서 뛰는 헝가리의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를 기록,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확정적인 본선행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21분과 47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예선 통산 41골을 기록했다. 이는 과테말라의 전 국가대표 공격수 카를로스 루이스(39골)를 제치고 역대 단독 1위에 오른 수치다.
이번 두 골로 호날두의 커리어 통산 득점은 948골(클럽+국가대표 합산)에 도달했다. 축구 역사상 최다 득점자라는 그의 위치는 더욱 단단해졌다.
호날두의 기록 행진은 단순한 개인 영광을 넘어선다. 유럽 무대에서 22년 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그는 유로 2016 우승, UEFA 네이션스리그 두 차례 제패 등 포르투갈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어왔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는 여전히 건재했다.
이날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헝가리 수비수 살라이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선제골을 넣으며 예상 밖 리드를 잡았다. 이후에도 헝가리는 리버풀 미드필더 소보슬러이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역습을 전개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그 중심에는 호날두가 있었다.
호날두는 전반 21분 넬송 세메두의 낮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정확히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 누누 멘데스가 올린 크로스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역전골을 완성했다. 그의 통산 A매치 골 수는 143골로, 여전히 전 세계 남자 선수 중 최다 기록이다.
전반전은 그대로 2-1로 종료됐고, 포르투갈은 후반 초반에도 페드로 네투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16분에는 주앙 펠릭스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고, 그는 교체 투입 직후 프란시스쿠 콘세이상과의 연계 플레이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헝가리 골키퍼 발라즈 토트가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포르투갈의 세 번째 골을 막았다.
후반 막판, 헝가리의 살라이가 프리킥 헤더로 골대를 강타하며 분위기를 바꾸자, 결국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 소보슬러이가 결정타를 날렸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이번 무승부로 포르투갈은 승점 5점 차로 조 선두를 유지했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헝가리가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아일랜드가 아르메니아를 1-0으로 꺾으며 뒤를 추격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승점은 17점, 2위 헝가리는 12점으로 뒤를 읻고 있고. 3위 아일랜드 역시 11점으로 바짝 따라왔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포르투갈의 본선 진출은 미뤄졌지만, 남은 일정에서 단 한 경기만 승리해도 자동 진출이 확정된다.
포르투갈은 다음 달 11월 13일 더블린에서 아일랜드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경기 후 호날두는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내가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하지만, 난 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000골까지 가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과 동료들이 그만해도 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축구가 즐겁다. 앞으로 몇 년은 더 뛸 생각이다.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지만, 월드컵 본선이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헝가리의 고군분투의 최전선에 있던 소보슬러이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 같은 전설적인 선수와 맞붙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가 헝가리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호날두를 향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호날두는 2003년 포르투갈 대표팀 데뷔 이후 22년째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으며, 유로 2016 우승과 2019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월드컵 우승은 아직 그의 커리어에 남아 있는 유일한 빈칸이다. 사실상 그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호날두가 축구 커리어를 ‘월드컵 우승’이라는 화려한 업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르투갈은 2002 한일 월드컵, 그리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두 번 조별리그 맞대결을 벌였으나 각각 0-1, 1-2로 패했다. 한국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던 셈이다. 포르투갈은 본선행에 성공할 경우 포트1이 자동 확정된다. 한국과 월드컵 세 번째 격돌을 할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