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가을에도 ‘홈런왕’ 르윈 디아즈(삼성라이온즈)(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변함없었다.
디아즈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준PO 4차전에서 2-2 동점이건 8회말 2사 1루에서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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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서다 8회초 박성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상황. 흐름이 SSG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의 구원자로 나선 주인공이 디아즈였다.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디아즈는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구원투수 이로운의 체인지업을 힘껏 받아쳐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디아즈는 자신의 타구를 지켜본 뒤 배트를 내리고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디아즈의 이번 가을야구 첫 홈런이자 삼성의 PO 진출을 이끄는 한 방이었다. 이 홈런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린 삼성은 이재현의 백투백 홈런까지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삼성은 5-2로 SSG를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디아즈는 명실상부 올 시즌 정규리그 최고의 타자다. 50홈런을 때려 역대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며 홈런 1위에 올랐다. 또한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인 158타점으로 타점왕까지 차지했다. 장타율 1위(0.518)까지 더해 타격 3관왕에 등극했다.
가을야구에서도 디아즈의 활약은 멈출 줄 몰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선 7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준PO에선 4경기에서 17타수 6안타 타율 0.375에 6타점을 책임졌다.
‘옥에 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이 없었다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순간 대포를 쏘아올리면서 마지막 퍼즐까지 해결했다.
디아즈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준PO 4경기 모두 선수단이 하나로 뭉쳤다”며 “이번 시리즈는 제 선수 생활 최고의 포스트시즌”이라고 기쁘했다.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디아즈는 “당연히 PO에서도 MVP가 되고 싶다. PO를 넘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우선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MVP는 그다음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했다.
“선수 생활 최고의 홈런이었다”며 “맞는 순간 넘어가는 걸 확신했다. 그걸 보면서 피가 다 끓어오를 정도였다”고 홈런 순간을 떠올린 디아즈는 “와일드카드 때는 타이밍이 안 맞아 출근하자마자 실내 연습장에 가서 타이밍 연습을 했는데 그 덕분에 준PO에서 맞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삼성은 정규시즌 2위 한화와 PO 승부를 벌이게 된다. ‘한화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은 디아즈는 “한화는 투수진이 좋은 팀이라 ‘모두’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굳이 한 명 골라야 한다면 폰세”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