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씨네] ‘보스’ 연기파 배우들로 못 웃기는 ‘이이러니’…’억지’ 코미디, 위험한 걸 알면서

[N씨네] ‘보스’ 연기파 배우들로 못 웃기는 ‘이이러니’…’억지’ 코미디, 위험한 걸 알면서

영화 ‘보스’ 스틸컷.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보스’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폭 아빠를 둔 초등학생 딸 주변에 친구가 없다. 무서워서가 아니다. 쪽팔려서다. 은행에서 ‘위협’은 통하지 않는다. 그저 행패 부리는 ‘조폭’ 나부랭이일 뿐이다. 세상이 변했다.

어느 날 잘 나가던 조직 보스가 ‘빚더미’에 앉은 채 죽음을 맞이한다. 망하기 일보 직전의 ‘조직’을 살리기 위해선 새로운 보스 선출이 급선무다. 차기 보스 0순위 ‘순태'(조우진), 또 한 명의 유력 차기 보스 ‘강표'(정경호), 그리고 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 ‘조직’을 이끌어온 ‘판호'(박지환).

영화 ‘보스’ 스틸컷.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그러나 보스 ‘0순위’ 순태는 조직이 아닌 중식당 주방장으로 전국 1등을 꿈꾸고, 감방 가기 전만 해도 ‘보스’를 꿈꿨던 ‘강표’는 출소 후 춤바람이 났다. 두 사람 모두 강력하게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보스를 갈망하는 ‘판호’는 그 누구도 ‘보스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보스 부적격자’ 판정을 받는다. 여기에 중식당 배달원으로 잠입한 언더커버 경찰 ‘태규'(이규형)까지, 치열한 보스 ‘양보 전쟁’은 예측불허 대혼란으로 치닫는다.

영화 ‘보스’ 포스터.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보스’는 1인자 자리에 서기 위해 온갖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피 터지게 싸우는 기존 조폭물과는 다른,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관전 포인트다.

역발상 자체는 신선하다. 여기에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과 ‘코미디 여왕’ 황우슬혜까지 탄탄한 라인업으로 기대감을 끌어 올린다.

그러나 이 좋은 환경에서 ‘웃음’이 터지지 않는 진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조우진, 이규형 등 배우들은 개봉 전 기자 간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억지로 웃기려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억지 코미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 것을 알면서 그저 라희찬 감독의 연출을 믿고, 대본에 충실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웃기려들면 웃기지 않는다는 코미디 영화에서, 웃기려 든 연출의 문제다.

‘보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는 말 그대로 웃기려고 발악한다. 극 중 인물들은 작정하고 오버(over)한다. 웃기려고 쥐어짜 연기하는 ‘연기파’ 이규형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느껴질 정도다.

‘억지’ 코미디는 결국 작품의 수준을 떨어트린다. 좋은 재료와 양념을 가지고도 ‘맛없는 웃음’을 만든 아이러니한 영화다.

10월 3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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