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요로감염에 더 취약한 이유와 예방법은?

여성이 남성보다 요로감염에 더 취약한 이유와 예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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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감염은 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병이다

화장실에 절실히 가고 싶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가? 소변을 볼 때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가? 그렇다면 이는 요로감염의 신호일 수 있다. 때때로 환자들은 순간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억 명이 요로감염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녀 상관없이 어린이마저도 요로감염을 겪을 수 있으나, 특히 여성에게 흔하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2명 중 1명이 평생 1번은 요로감염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감염병 중 하나임에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오늘날까지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문가들과 함께 요로감염에 대한 주요 정보와 예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다.

요로감염이란?

요로감염이란 몸속에서 소변을 만드는 콩팥에서부터 몸 밖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에 이르는 부위, 즉 소변길(요로)에 생긴 감염을 말한다.

주로 대장균과 같은 박테리아가 요도를 통해 요로로 침입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박테리아는 주로 직장 주변에서 옮겨온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가 짧아 세균이 요로로 쉽게 올라오기에 요로감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폐경 이후 여성은 요로감염 위험이 한층 커진다. 질 내 건강한 박테리아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인 에스트로젠 수치가 감소하면서 감염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다.

주요 증상은?

요로감염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나,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흔한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소변을 볼 때 통증이나 작열감(배뇨통)
  • 빈뇨, 절박뇨
  • 뿌연 소변색
  •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옴
  • 아랫배 혹은 갈비뼈 바로 아래쪽 등 통증
  • 고열 혹은 춥거나 더운 기분, 오한
  • 피로감, 무력감

특히 노년층 요로감염 환자는 평소보다 불안해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등 행동의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아동의 경우 야노증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자연 치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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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복용은 요로감염의 주요 치료법이다

영국 런던 휘팅턴 병원의 비뇨기과 전문의 라즈빈더 카스리아 박사는 “일부 여성들은 별다른 조치 없이도 체내 면역 체계가 요로감염을 알아서 해결한다. 반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진 바 없다.

항생제 내성이 더욱 중요한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오늘날, 이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질문이다.

요로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가 처방되는 주요 질환 중 하나로, 항생제 없이 치료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캐서린 키넌 박사는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 내 항생제 내성 요로감염증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소변 검사를 받은 조사 대상자 중 약 절반이 다제내성균감염증을 앓고 있었다. 다제내성균이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몇 안 되는 세균을 말한다.

수치심과 사회적 금기로 인해 여성들은 지인들에게 증상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길 꺼리고, 필수적인 치료를 받기 주저하기도 한다.

키넌 박사는 “여성들은 혹시라도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증상을 숨기곤 한다”면서 “혹시 성병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거나, 파트너로부터 옮은 것일지도 모른다거나, 파트너가 외도했다는 의미는 아닌지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것이 파트너의 외도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들 중에는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내가 썩은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회적 낙인과 좌절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에 따르면 요로감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를 겪는다.

전염성이 있나?

요로감염증은 감염성 질환으로 분류되긴 하나, 전염성도 없고 성병도 아니다.

그러나 성관계 중 직장에서 요도로 박테리아가 이동하며 요로감염 발병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이에 NHS는 성관계 후 가능한 한 빨리 소변을 보아 요도로 유입되었을 수 있는 세균을 배출하길 권장한다.

요로감염이 거듭 재발할 경우 성관계 직후 복용하는 항생제를 처방받을 수도 있다.

진단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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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 감염이 의심된다면 소변 샘플을 채취해 검사할 수도 있다

요로감염의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소변 배양 검사다. 소변 내 세균이 존재한다면 배양검사를 통해 이를 증식시켜 세균의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만약 필요하다면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생제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양 검사는 시대착오적으로, 의사가 환자의 증상과 병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변 배양 검사는 1950년대 에드워드 카스라는 과학자가 신장감염을 앓고 있던 임신부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진단법이다.

카스리아 박사는 “그런데 우리는 그 동일한 기준을 비임신 여성, 다양한 나이의 여성, 심지어 남성과 아이들, 청소년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요로감염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재발 방지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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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랜베리 주스의 효능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린다

요로감염을 1번 이상 경험한 여성의 약 25%가 재발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6개월 동안 최소 2번, 또는 1년에 3번 이상 요로감염을 겪는 것이다. 이보다도 더 자주 겪는 이들도 많다.

한편 크랜베리 주스가 건강한 비임신 여성의 재발성 요로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는 일부 증거가 있긴 하나,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연구들도 있다.

NHS가 권고하는 요로감염 예방법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 배변 후 앞쪽에서 뒤쪽으로 닦기
  • 생식기 부위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기
  • 충분한 수분 섭취로 낮 동안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고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 성관계 전후로 질 주변 피부를 물로 씻기
  • 성관계 후 가능한 한 빨리 소변 보기
  • 기저귀나 요실금 패드가 오염되면 즉시 교체하기
  • 면 속옷 착용하기

잉글랜드의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요로감염이 자주 재발하는 여성들에게는 저용량 항생제를 매일 복용하는 방법을 권유하고 있다.

다른 선택지로는 질 내 에스트로젠 제제, 메세나민(향균 작용을 하는 비항생제 약물) 등이 있다.

만성 요로 감염이란?

재발성 요로감염증과 더불어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요로감염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경우 박테리아가 방광 내막을 침범하여 인체 세포 내부로 숨어들기도 한다.

또한 박테리아가 방광 벽에 달라붙어 ‘바이오필름’이라고도 알려진 점액 보호층 아래 숨어 인체의 면역 반응이나 항생제를 피하기도 한다.

카스리아 박사와 다른 연구자들은 재발성 또는 만성 요로감염이 어떻게, 왜 발생하는지 밝혀내고자 집중하고 있다.

카스리아 박사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여 요로감염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반적으로) 여성 건강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고 마무리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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