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4위 수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키움 히어로즈의 2025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안방 대구로 돌아간다.
삼성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이겼다. 지난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9-10 석패의 아쉬움을 털고 4위를 굳게 지켰다.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4~9회 추가 실점을 최소한으로 막아줬다. 좌완 이재익의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호투가 크게 작용했다.
삼성 타선은 이재현 3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 김성윤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구자욱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르윈 디아즈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김영웅 4타수 2안타 등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빛났다.
반면 키움은 선발투수 정현우가 3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을 빠르게 가동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오석주는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을 피홈런 하나로 마감하게 됐다.
키움 타선도 이주형 4타수 1안타 1득점, 어준서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3위 멀어진 삼성, 4위 수성 위한 가라비토의 ‘이닝 먹방’ 절실
삼성은 이날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지찬(중견수)~강민호(포수)~이성규(좌익수)~류지혁(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헤르손 가라비토가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지난 26일 롯데에 9-10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3연승을 마감했다. 3위 SSG 랜더스를 0.5경기 차까지 추격하면서 내심 준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롯데전 패배로 3위 도약은 쉽지 않아졌다.
삼성은 4위도 ‘수성’을 마냥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키움전을 포함한 페넌트레이스 잔여 3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4위를 확정하지만, 2승1패만 기록하더라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매 경기 1승이 절실하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는 가라비토가 최소한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가라비토는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박진만 감독은 “가라비토가 어느 정도 이닝을 끌어줘야 다음 게임 준비도 수월해 진다”며 “앞선 등판에서 빨리 강판됐고, 이전에도 이닝을 많이 못 던졌다. 오늘은 완벽하게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행’ 꼬리표 뗀 설종진 감독, 정식 사령탑과 재출항하는 키움
키움 구단은 이날 오전 구단 제7대 사령탑으로 설종진 감독 대행을 선임했다. 설종진 대항행은 지난 7월 14일 2군 감독에서 1군 감독대행으로 보직을 바뀐 뒤 2개월 만에 정식으로 1군 선수단 지휘봉을 잡게 됐다.
설종진 감독은 “정식 감독이 되어 큰 영광이지만 영광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남은 2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인 것 같은데 앞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대충 대충 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고 첫 출사표를 던졌다.
또 “내가 추구하고 싶은 건 선수들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게 제일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런트, 코칭스태프와 함께 내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방향성을 잡고, 훈련을 하고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설종진 대행은 페넌트레이스 잔여 2경기에서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이날 게임도 총력전을 펼칠 것임을 암시했다. 박주홍(좌익수)~송성문(3루수)~임지열(1루수)~이주형(중견수)~임병욱(지명타자)~주성원(우익수)~어준서(유격수)~김동헌(포수)~염승원(2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5억팔’ 슈퍼루키 정현우가 가라비토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초반 찬스 놓친 삼성, 기선 제압한 키움…강민호 교체 변수 발생
삼성은 1회초 선두타자 이재현의 볼넷, 김성윤의 내야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고 출발했다. 구자욱이 투수 앞 땅볼에 그쳤지만 4번타자 르윈 디아즈 앞에 1사 2, 3루 찬스가 연결됐다.
하지만 디아즈가 정현우에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공격 흐름이 끊겼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는 김영웅이 투수 앞 땅볼로 잡히면서 득점 없이 1회초 공격이 끝났다.
삼성은 2회초에도 선두타자 김지찬이 볼넷 출루 후 강민호의 타석 때 2루 도루, 1사 후 이성규의 타석 때 3루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성규가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류지혁의 타석 때 김지찬이 투수 견제에 잡혀 아웃, 2이닝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은 설상가상으로 강민호가 2회초 공격 종료 후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 이병헌과 교체되는 변수까지 발생했다.
키움은 초반 고비를 넘긴 뒤 2회말 선두타자 이주형의 안타 출루로 공격이 활기를 보였다. 임병욱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이어간 1사 2루 득점 기회에서 주성원이 볼넷을 골라내 주자를 더 모았다.
키움은 1사 1, 2루에서 어준서의 타석 때 가라비토의 폭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 1사 2,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어준서의 우전 안타 때 3루 주자 이주형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키움은 다만 계속된 1사 1, 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김동헌이 삼진, 염승원이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히면서 점수 차를 더 벌리지는 못했다.
◆행운의 동점과 역전, 홈런포 주고 받은 끝에 웃은 삼성
삼성은 3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의 안타 출루로 반격에 나섰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4회초 선두타자 디아즈의 볼넷, 김영웅의 안타, 김지찬의 희생 번트로 맞이한 1사 2, 3루 기회에서도 이병헌이 삼진, 이성규가 유격수 뜬공에 그쳐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삼성 벤치는 일단 불안불안한 가라비토를 과감하게 4회말 수비 시작과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좌완 이재익을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고자 했다.
삼성은 이재익이 4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5회초 타선이 힘을 내줬다. 1사 후 이재현이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후 구자욱의 1타점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높게 뜬 타구를 키움 야수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행운이 따라줬다.
삼성은 계속된 2사 2루에서 4번타자 디아즈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깨끗한 중전 안타로 2루에 있던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2-1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삼성은 7회초 선두타자 김성윤의 솔로포로 천금 같은 추가 득점을 었었다. 김성윤은 키움 우완 오석주의 초구 127km/h짜리 포크볼을 공략, 우측 담장을 총알 같이 넘어가는 아치를 그려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비거리 115m의 타구를 쏘아 올렸다.
키움도 홈런포로 응수했다.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어준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어준서가 키움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 홈런을 작렬, 스코어를 3-2로 좁혔다.
삼성은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선두타자 이재현의 볼넷 출루와 김성윤의 내야 땅볼 때 키움 유격수 어준서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고, 1사 후 터진 디아즈의 1타점 2루타로 4-2까지 도망갔다.
삼성은 9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수호신’ 김재윤이 키움의 마지막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웠다. 아웃 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잡아내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