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비수 송주훈이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K리그1 홈경기에서 전반전 도중 비신사적 행위로 퇴장을 당한 뒤 그라운드를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선수들(주황색 유니폼)이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K리그1 홈경기에서 후반 초반 3번째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반전은 없었다. 김학범 감독(65)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짊어지고 물러났음에도 제주 SK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제주는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적 열세 속에 3-4로 졌다. 상대 공격수 싸박에게 멀티골(전반 2분·37분)을 내준 뒤 전반 추가시간 남태희의 프리킥 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4분 이재원에게 재차 실점했지만 후반 36분 신상은의 중거리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기적은 없었다. 후반 47분 세트피스 상황서 최치웅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1-1로 맞선 전반 36분 제주 수비수 송주훈은 문전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싸박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하는 비신사적 행위로 퇴장과 페널티킥을 동시에 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싸박은 전진우(14골·전북 현대)를 제치고 득점 선두(15골)가 됐다.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김동준마저 상대의 명백한 득점기회를 저지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안태현과 이창민마저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당했다.
이로써 8경기 연속 무승(2무6패)에 그친 제주는 승점 31(8승7무16패)에 묶여 중위권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제주로선 아쉬운 결과다. 전날(27일) “김학범 감독이 분위기 쇄신과 성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고 사령탑의 사퇴를 발표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3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베테랑 지도자다운 면모를 발휘하며 K리그1을 7위로 마치며 이번 시즌 더 높은 위치를 바라봤지만 의도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팀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감독 사퇴는 선수 보강이 불가능한 시즌 중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사퇴 후 김정수 코치의 ‘대행체제’로 처음 치른 수원FC전마저 만족스럽진 않았다. 불필요한 퇴장 하나가 공든 탑을 무너트렸다. 10명으로도 많은 찬스를 잡고 동점을 만들었으나 승부를 뒤집을 수 없었다.
패배도 안타깝지만 핵심 자원 3명이 한꺼번에 퇴장당해 정상 전력을 꾸릴 수 없는 다음달 3일 전북과 32라운드 홈경기가 더 걱정스럽게 됐다. 최하위(12위) 대구FC(승점 23)와 아직 격차가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승강 플레이오프(PO)행이 불가피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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