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6년 2월 중으로 우주비행사들이 10일간 달 주위를 비행하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4월 말 전까지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설명이다.
인류가 유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한 지 50년이 흐른 가운데 NASA는 이번에 우선 우주비행사 4인을 달 주위로 보낸 뒤 귀환시키며 전반적인 시스템을 시험하고자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들이 착륙하고 장기 체류의 기반을 구축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2번째 발사에 해당한다.
라키샤 호킨스 NASA 부국장 대행은 이번 발사가 인류의 우주 탐사에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킨스 부국장 대행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의 순간을 최전선에서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사 시기는 빠르면 오는 2월 5일이지만, 물론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아르테미스 발사 책임자인 찰리 블랙웰-톰슨은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낼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의 “조립이 거의 완료되어 발사 준비가 끝나간다”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 SLS에 연결된 승무원 모듈인 ‘오리온’을 완성하고, 지상 테스트를 완료하는 것이다.
한편 아르테미스 1호 임무는 2022년 11월 발사된 무인 우주선을 25일간 달 주위를 비행한 후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임무는 대부분 성공적이었으나,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열차폐막에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는 이후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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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르테미스 2호 임무에서는 우주비행사 4인이 왕복 10일간 지구와 달 사이를 비행하게 된다.
NASA 소속의 리드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흐와 캐나다 우주국 소속 제레미 한센은 직접 달에 착륙하지는 않지만,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저궤도를 벗어난 우주 비행에 나서는 승무원이 된다.
아르테미스 2호 비행 책임자인 제프 라디건은 이 우주비행사 4인이 그 누구보다 더 먼 우주로 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임무에서 그들은 달에서 최소 5000해리(약 9200km) 떨어진 궤도까지 진입하게 된다. 이는 과거 갔던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라는 설명이다.
이번 임무의 목적은 향후 달 표면에 착륙할 수 있도록 로켓과 우주선 시스템 전반을 시험하는 것이다.
우주비행사들은 SLS 상단에 위치한 캡슐 ‘오리온’에 탑승하여 우주 비행 내내 이곳에 머물게 된다.
이 캡슐은 먼저 고체연료 로켓 부스터 2개의 도움으로 지구 궤도까지 날아가며, 이 부스터들은 임무를 완수한 뒤 발사 2분 만에 지구로 떨어질 예정이다
발사 8분 후, 거대한 코어 단계가 2번째 단계인 ‘중간극저온추진단계(ICPS)’와 ‘오리온’에서 분리된다. 오리온의 태양광 패널이 펼쳐지며 우주선의 배터리가 충전되기 시작한다. 이는 태양광이 없는 곳에서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발사 90분 후, ICPS는 엔진을 점화하여 우주선을 더 높은 지구 궤도로 올리고, 이후 25시간 동안 전체 시스템 점검이 시행된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후 오리온은 ICPS에서 분리되고, 두 우주선 사이에서 일종의 ‘우주 발레’, 즉 ‘근접 운용 시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즉 우주비행사들은 오리온의 추진기를 수동으로 제어하여 ICPS를 향해 가까워졌다 다시 멀어지는 동작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향후 달에 착륙할 착륙선과의 도킹 절차를 연습하는 과정이다.
발사 23시간 후, 오리온의 서비스 모듈은 달 방향을 향해 ‘달전이궤도투입(TLI)’ 엔진을 점화하고,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4일간 지구에서 23만마일(약 37만km) 이상 떨어진 달로 향한다.
이 여정 동안 이들은 계속해서 우주선 시스템을 점검하게 된다.
어떤 면에서 승무원들은 인간 실험대상이 되는 셈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우주 환경이 이들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혈액을 추출해 만든 장기 형태의 배양체인 ‘오르가노이드’를 비행 전과 비행 후 각각 배양할 계획이다.
NASA의 과학 책임자인 니키 폭스 박사에 따르면, 이 오르가노이드를 비교 분석하여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폭스 박사는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우주비행사가 있는데 왜 배양체로 이러한 실험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우리는 미세중력과 방사선이 배앙체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합니다. 물론 우주비행사들을 직접 해부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작은 배양체는 해부해서 차이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달의 궤도를 따라 지나간 우주비행사들은 지구 중력의 도움을 받아 4일간 귀환길에 오를 예정이다.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면 주 추진 시스템을 갖춘 서비스 모듈이 승무원 모듈에서 분리된다.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지구 대기권 재진입이라는 위험한 임무 단계에 돌입하여 캘리포니아 해안 근처로 낙하산을 타고 최종적으로 귀환하게 된다.
한편 이번 임무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3호 발사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국 오픈 대학의 시메온 바버 박사는 2호 임무가 완벽하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NASA가 말한 “2027년 중순 이후”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는 NASA가 애용하는 표현으로, 문자 그대로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바버 박사는 아르테미스 3호 계획을 실현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고려해보면 그조차도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달에 착륙하기 위해서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의 ‘스타십’이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하는데, 최근 몇 달간 스타십은 지구 궤도 비행조차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우주비행사를 태우는 건 더더욱 먼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