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90년대 전 세계 음악계를 뒤흔든 전설적인 록 밴드들이 다시 한국 무대에 선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돌아와 수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의 관객과 호흡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
지난 8월 영국 브릿팝의 선봉장 펄프(Pulp)가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2000년대 이후 사실상 활동을 멈췄던 이들의 복귀는 그 자체로 ‘사건’이었다. 헤드라이너로 출격한 펄프는 대표곡 ‘커먼 피플’(Common People), ‘디스코 2000’(Disco 2000)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4만 명 이상의 관객을 열광시켰고, 현장을 가득 메운 떼창과 함성은 90년대 록의 열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은 카리스마와 에너지는 여전히 유효했다.
오는 27일에는 또 다른 거물급 아티스트인 영국 밴드 뮤즈(Muse)가 인천문학주경기장을 찾는다. 무려 10년 만의 단독 내한 공연이다. 최대 5만 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규모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밴드의 역대급 투어 규모를 방불케 한다. ‘업라이징’(Uprising), ‘스타라이트’(Starlight) 등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지며,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압도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
내달 21일에는 수많은 음악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순간이 찾아온다. 브릿팝의 상징이자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인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가 15년 만의 재결합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것이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는 5만 석 규모로 예정돼 있으며,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과거 ‘원더월’(Wonderwall),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등으로 세대를 아우른 이들의 무대는 올 하반기 공연계 최대 화제 공연으로 꼽힌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왕년의 스타’들이 올리비아 로드리고, 두아 리파, 도자 캣 등 현재 세계를 주름잡는 팝스타들보다 더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것이다. 단순한 향수가 아닌, 여전히 유효한 영향력과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오아시스의 내한 공연 티켓 예매에서는 20~30대 비율이 84.2%(인터파크 티켓 기준)에 달해, 이들의 음악이 여전히 새로운 세대에게도 강렬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펄프, 뮤즈, 오아시스 같은 레전드 밴드의 귀환은 단순한 복귀를 넘어,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이처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한국 무대를 필수 여정으로 선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