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존중심을 표했고, 바르셀로나도 이에 화답했다.
부스케츠가 은퇴한다. 26일(한국시간) 인터마이애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부스케츠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MLS 컵 플레이오프가 그의 프로 축구 선수 경력 마지막 경기가 된다”라고 발표했다.
부스케츠는 한 시대를 풍미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2008-2009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면서 서서히 중용받기 시작했고, 해당 시즌 후반기부터 주전으로 올라서며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석권하는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후 바르셀로나 주전으로 십수 년을 뛰어오며 라리가 9회, 코파 델레이 7회, UCL 3회 등 숱한 영광을 맛봤다. 전성기에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며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우승을 함께했다.
부스케츠는 특유의 스타일로 정점에 올랐다는 특이사항이 있다. 부스케츠를 가장 잘 활용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 시절 왜소한 피지컬이 단점으로 지적받았는데, 당시 바르셀로나 감독이던 요한 크루이프 감독의 눈에 띄어 뛰어난 기술과 축구 지능으로 바르셀로나 ‘드림팀’의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 지능과 기술 측면에서 훌륭했던 부스케츠를 신체적으로 압도적이었던 야야 투레를 대신해 기용하면서 자신의 축구를 완성했고,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함께 중원을 장악하며 그 시기 바르셀로나를 불멸의 지위로 올려놓았다.
부스케츠는 신체적 전성기에 정교한 발기술과 걸출한 판단력으로 중원 깊숙한 곳에서 공을 풀어나오는 역할을 맡았다. 수비력도 기술에 비해 부족할 뿐 바르셀로나라는 팀의 홀딩 미드필더로 부족함이 없었다. 탈장 이후에는 기동력이 완연하게 떨어졌음에도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았으며 신체 능력이 완전히 줄어들기 전까지는 홀로 중원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부스케츠는 2022-2023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도전에 나섰다. 인터마이애미는 당시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의 주도로 리오넬 메시를 주축으로 하는 팀을 구상했다. 때마침 바르셀로나를 떠난 부스케츠와 조르디 알바는 메시의 팀을 꾸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수들이었다. 부스케츠는 마이애미에서 메시, 알바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2023 미국·멕시코 리그컵(리그스컵) 우승을 함께했고, 2024시즌에는 정규시즌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높은 승점을 기록해 서포터즈 실드(정규시즌 우승컵)를 들어올렸다.
부스케츠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했다. 부스케츠는 은퇴 발표와 함께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두에게 그리고 축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여러분은 언제나 이 아름다운 이야기의 한 축이 돼줬다”라고 말했다. 특히 같이 올린 영상을 통해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부스케츠는 바르셀로나를 “내 인생 팀”이라고 표현하며 캄 노우에서 이뤄낸 것들을 잊을 수 없을 거라 말했다.
바르셀로나도 전설의 퇴장에 박수를 보냈다. 바르셀로나는 공식 SNS를 통해 “당신의 인생 클럽, 우리 팀의 전설”이라며 부스케츠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사진= 바르셀로나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