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 ‘곰표 고춧가루’ 세례를 피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불안한 투구 내용은 찜찜한 장면으로 남았다. 9회초 2사 만루 위기 순간 상대 포수 타석은 양의지가 아니었음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라이온즈파크를 감쌌다.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전을 치러 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시즌 70승(66패2무) 고지에 올라 리그 단독 4위 자리를 수성했다. 5위 KT 위즈(시즌 69승66패4무)와 경기 차는 단 0.5경기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1루수)~이성규(좌익수)~류지혁(2루수)~강민호(포수)~김지찬(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콜 어빈과 상대했다. 삼성 선발 투수는 헤르손 가라비토였다.
삼성은 0-0으로 팽팽하던 3회초 1사 2루 위기에서 안재석에게 1타점 선제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에서도 제이크 케이브와 양석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줬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3회말 이재현의 2점 홈런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삼성은 4회초 박지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다시 실점했다.
삼성은 4회말 디아즈의 2루타와 이성규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상대 포일 득점과 강민호의 1타점 적시 3루타로 4-4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탄 삼성은 6회말 1사 뒤 이성규의 역전 솔로 홈런을 앞세워 리드를 빼앗았다. 삼성은 7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전병우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7-4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9회초 마운드에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올렸다. 하지만, 김재윤은 박계범과 박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김재윤은 결국 무사 1, 3루 위기에서 케이브에게 2루수 땅볼 타점을 허용했다.
김재윤은 후속타자 양석환에게도 좌측 담장 직격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 위기를 이어갔다. 동점 2점 홈런이 안 된 게 다행일 정도였다. 김재윤은 김민석의 투수 강습 타구를 글러브로 막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하나 늘렸다.
삼성 벤치는 강승호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2사 만루 작전을 펼쳤다. 김재윤은 입단 5년 차 포수 박성재와 상대했다. 박성재는 아직 1군에서 데뷔 첫 안타를 때리지 못한 타자였다. 김재윤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146km/h 속구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성재의 타구도 맞는 순간 아찔함이 느껴지는 그림이 나왔다. 마치 양의지와 맞대결을 하는 것과 같은 힘겨운 흐름의 승부였다.
김재윤은 지난 8월 14경기 등판 2패 4세이브 평균자책 1.26, 14탈삼진, 4볼넷, 피안타율 0.157로 안정감을 되찾은 투구 흐름을 선보였다. 하지만, 김재윤은 9월 들어 7경기 등판 1패 3세이브 평균자책 8.10, 2탈삼진, 3볼넷, 피안타율 0.375로 다시 불안감을 노출했다. 김재윤의 시즌 평균자책은 5.14로 어느새 또 치솟았다.
삼성은 올 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유망주 이호성을 시즌 중간 임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이호성도 부침을 겪자 마무리 투수 등판이 가장 많은 김재윤이 후반기 들어 다시 자신의 보직을 되찾았다.
김재윤의 경우 등판마다 속구 구속 편차가 심한 편이다. 그날 속구 구속이 평소보다 조금 낮으면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함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재윤이 다시 흔들린다면 삼성은 잔여 시즌 경기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 활용에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과연 김재윤이 불안하게 쳐다보는 외부 시선을 극복하고 가을야구 무대까지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