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제약바이오의 육성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신약 개발에 대한 우리 보건당국의 적정한 가치 보상이 급선무로 제기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LG화학의 여동호 담당은 2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채빛섬에서 열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창립 25주년 기념 포럼에서 “우리나라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라고 거론하며 R&D 투자 및 수출 지원을 논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개발된 신약이 얼마나 우리나라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통해 해외로 나가 빅파마와 경쟁할 수 있냐”라고 말했다.
이어 “안방에서 인정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밖에서 가치를 주장할 수 있겠냐”며 “신약 가치와 R&D 투자 노력을 어떻게 인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릴리의 조재민 상무 역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표명하고 혁신 중심의 약가제도를 개편해 고무적”이라며 “국가 비전을 어떻게 달성할지 중요한 시점이다. 의료기술평가(HTA) 제도가 한국 보건의료에 기여했으나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고 특히 혁신 신약에 대한 지출이 적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가 담당 임직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의 신약 평가 제도가 보수적인 과정을 조합해 신약을 평가, 실질적으로 가격을 많이 깎는 구조로 파악하며 어려움을 느꼈다”면서 “환자 접근성을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팜 어윤호 팀장은 “최근 들어 제약기업들이 신약 등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느낌이 강해졌고 등재 신청 약제도 줄어드는듯하다”며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이 제쳐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동시에, 기업에서도 등재 중단 노력을 최소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KRPIA의 최인화 전무의 발표에 따르면 신약으로 인한 기대수명은 35% 상승했고, 신약으로 암 사망률은 25% 줄었다. 또 혁신 항암치료로 암 진단 후 1년 이내 직장에 복귀하는 비율은 80%에 이른다. 신약으로 인한 기대수명은 유방암의 경우 17% 연장됐고, 2형 당뇨병은 78% 연장됐다.
하지만 한국은 신약 접근성이 낮고 코리아 패싱도 실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제약협회(PhRMA)가 지난 2012~2021년 10년간 미국·유럽·일본 지역에서 최초 시판허가를 받은 460개 신약을 조사한 결과, 글로벌 최초 출시 후 1년 이내 도입된 신약의 비율은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의 절반 이하였다. OECD 국가 평균 신약 도입률(비급여 출시율)은 18%인 반면 우리나라는 5%에 불과했다.
약값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는 ‘급여’ 출시까지는 약 4년(46개월) 걸렸다.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 신약 비율도 22%였다. OECD 평균(29%)의 아래를 밑돌았다. 일본(48%)과 영국(48%) 대비 절반에 그친다.
최 전무는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혁신 신약이 등장하며 일부 암종의 생존률이 70~80% 향상됐으나, 이러한 혁신 신약의 1년 내 국내 도입 비율이 5%에 불과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신약 접근성이 느리고 약가 관련 강력한 규정이 존재하는 등 한계점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