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특검(민중기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구속심사에 출석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제시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한 총재 역시 구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 의원에 1억원의 불법정치자금 제공뿐만아니라 국민의힘 ‘통일교 당원’ 명부 11만명이 김건희특검에 의해 확인되면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정교일치’ 정치개입 수사가 전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특검(조은석 특검)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연이어 소환했다. 심 전 총장은 지귀연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을 때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발된 상태다. 특검은 심 전 총장이 계엄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홍 전 수석은 계엄 당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가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순직 해병특검(이명헌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되는 과정에 관여한 전임 정부 인사들을 줄지어 소환할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 한학자·정원주 구속심사…檢 “증거인멸 우려” vs 한학자 “건강악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당시 비서실장은 22일 구속 심사를 받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정재욱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후 한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원주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에 대한 영장심사도 진행됐다.
이날 김건희 특검은 팀장급 검사를 포함해 8명이 심문에 참여해 A4 420쪽 분량의 의견서와 220여 쪽에 달하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 총재는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며 통일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수천만 원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가 적용됐다.
아울러 김씨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와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만큼 윗선인 한 총재 역시 구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은 이후 몸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검 조사에 자진 출석한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전날 낸 입장문에선 “수사기관은 두 차례 대규모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한 총재) 구속으로 새롭게 밝혀질 것은 없으며, 한 총재는 불법적 정치 청탁 등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김건희 25일 소환 통보…’김상민 청탁’ 의혹 조사
김건희특검은 오는 25일 김건희씨를 소환해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둘러싼 의혹을 캐물을 예정이다.
특검은 김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명태균씨는 김씨가 조국 수사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며 김 전 검사를 챙겨주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 전 검사만 특별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진술했다. 그의 공천을 명씨에게 따로 부탁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공천에서 탈락한 후 국가정보원 법률 특보로 임명됐다.
특검은 김 씨의 오빠 김진우씨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며 발견한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 구매자가 김 전 검사라는 정황을 포착했다. 김 전 검사가 그림을 김 씨에게 선물하고 공천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전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18일 구속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김건희씨를 그림의 수수자로 특정했다. 청탁금지법 혐의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수자가 돼야 한다. 다만, 현재 윤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특검 조사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특검은 김 씨를 수수자로 보고 조사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법원, 피고인 김건희 법정촬영 허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가 법정 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언론을 통해 사진·영상으로 공개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오는 24일 오후 2시 10분 열리는 김 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언론사들의 법정 촬영 신청을 허가했다.
대법원 규칙인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제5조에 따라 촬영은 공판 또는 변론의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 시에 한해 허용된다. 판사들이 앉는 자리인 법대 위에서의 촬영은 금지된다. 즉 형사 공판이나 민사 변론 등을 시작하기 전에 촬영이 가능하다.
법원은 “법정 내 질서유지 및 보안, 원활한 촬영 등을 위해 사전에 협의해 지정된 장소에서만 촬영할 수 있다”며 “촬영 재판장의 촬영 종료 선언 시 촬영이 종료되므로 촬영 인원들은 이에 따른 퇴정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해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공공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동의와 상관없이 촬영 허가가 가능하다.
내란특검, ‘尹 항고 포기’ 심우정 소환 조사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내란특검팀은 21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 동안 조사했다.
앞서 지귀연 재판부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구속 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됐다고 판단했다. 구속 기간 산정과 관련해,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수사기관 사이에 관할 문제와 절차 시비가 벌어진 데 대해서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은 법원이 구속취소를 결정한 후 7일 안에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구할 수 있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결정·명령에 대해 불복하는 수단 중 하나로, 즉시항고를 제기하면 원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간부 회의를 열고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수사팀은 즉시항고를 통해 구속기간 산정을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심 전 총장은 위헌 소지 등을 이유로 윤 전 대통령 석방을 지휘했다.
이에 심 전 총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됐고, 해당 사건을 수사한 공수처는 내란 관련 수사 대상이라고 판단해 특검팀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날 특검은 지난 3월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후 심 전 총장이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한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특검은 심 전 총장이 계엄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열린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팀 호출’ 등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심 전 총장은 이 회의를 전후로 박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엄 당시 대검 과학수사부 소속 검사가 국군방첩사령부 간부와 연락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 출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추경호 통화’ 홍철호 전 정무수석 피의자 조사
내란 특검팀이 22일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부터 홍철호 당시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한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최측근인 홍 전 수석, 한 전 총리와도 통화하면서 계엄 상황에서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홍 전 수석을 불러 당시 통화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해병특검, ‘이종섭도피’ 박진 등 尹정부 장차관 줄소환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주 윤석열 정권 당시 외교·법무부 고위 당국자들을 줄소환하며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23일 오전 10시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을 관련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작년 3월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이 2023년 12월께부터 진행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지난해 1월까지 장관직을 수행한 박 전 장관을 상대로 호주대사 임명을 결정하고 인사 검증하는 과정에서 당시 외교부 장관이 보고받거나 지시한 것을 캐물을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한다.
이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에 이르는 기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통상 재외공관장의 경우 외교부에서 당사자로부터 인사 검증 자료를 제출받아 공직기강비서관실로 전달하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다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보내는 순으로 검증 절차가 진행된다.
특검팀은 23일과 24일 오전에는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들은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직권남용)로 고발됐다.
지난 17일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을 참고인 조사한 데 이어 주요 고위급 연루자를 이번 주 줄소환하며 수사가 한층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조만간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8월 압수수색 대상이 된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도 조사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장관은 23일 오전 10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과 관련해 첫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같은 시간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등 혐의를 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6번째 피의자 조사가 예정돼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신청 및 진정 기각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차관급)이 사용했던 PC 하드디스크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며 이날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특검이 출발하기 2개월 전인 지난 5월 2일 ‘메인보드 불량’을 이유로 자신의 PC를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PC 하드디스크 수령 이후에 김 위원의 소환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