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의 유명 우익 활동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찰리 커크를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는 타일러 로빈슨(22)이 사건 발행 30여 시간 만에 체포된 가운데, 범행 동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빈슨은 범행 전까지 그는 대학입학시험에서 상위 1% 성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은 모범생이었다. 그의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새 정치적 이슈에 큰 관심을 보여왔고 주변에 커크의 견해를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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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로빈슨은 가족들에게 커크의 유타밸리대 강연 소식을 언급했고, 커크와 그의 견해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등 커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온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가족들은 또 수사관들에게 로빈슨이 최근 몇 년 사이 더 정치적으로 변했다고도 말했다. 스텐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이날 오전 이번 사건과 관련된 브리핑에서 이 같은 경찰 진술 내용을 공유했다.
콕스 주지사는 총격 현장에서 발견된 소총 탄피와 발사되지 않고 남은 탄약에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라는 문구와 이탈리아 반(反)파시스트를 노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벨라 차오(Bella ciao)’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문구가 여전히 이탈리아 좌파 진영에서 파시즘 종식을 기념하기 위해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빈슨은 가중살인 혐의 등으로 체포됐으며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유타주 유권자 명부에 등록돼 있었으나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니었고, 지난해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은 ‘비활성’ 유권자였다.
로이터는 타일러 로빈슨이 자란 유타주 남부 도시 이웃과 동창들은 그를 조용한 모범생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빈슨은 2021년 파인뷰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당시 졸업식 영상에는 그가 무대에서 졸업장을 받는 장면도 담겼다. 그는 대학 입학시험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두고 유타주 로건에 있는 유타주립대(USU)로부터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한 학기만 다니고 학업을 중단했으며, 현재는 유타 공립대에 속한 딕시기술대학에서 전기 기술자 과정 3학년으로 재학 중이었다..
주변 이웃 스티븐 그린은 “같은 몰몬교회에서 가족을 알고 있었다”며 “훌륭한 가족이고 아이들도 좋았다”고 기억했다. 고등학교 후배 카넌 티모시는 “로빈슨은 평범한 학생이었고 음악에 관심이 많았으며 조용하지만 지나치게 조용한 편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빈슨의 아버지는 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사진에서 아들을 알아보고 로빈슨에게 자수를 권했다. 로빈슨의 아버지는 27년간 법 집행기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빈슨은 처음에 자수를 거부했으나 그의 아버지가 도움을 요청한 목사의 설득에 마음을 바꿨다.
자백 이후 체포된 로빈슨은 유타주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가중 살인, 중대한 신체 상해를 초래한 총기 사용, 사법 방해 혐의를 받는다. 판사는 보석 없이 로빈슨을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로빈슨은 지난 10일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인 커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로빈슨은 행사장에서 18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으로 단 1발만 발사해 커크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빈슨 체포 소식을 전하며, 그가 사형 선고를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커크 암살 용의자를 구금했다고 높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체포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성직자와 용의자의 아버지가 체포 과정에 관여했다고 전하며 “용의자와 가까운 사람이 그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반드시 사형 선고를 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다음 주 열릴 커크의 장례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커크는 젊은이들을 돕고자 했던 사람이었고,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