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지수가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움직일 때 고소공포증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갑자기 상황이 나빠져 주가가 곤두박질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7850억달러(약 1094조29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 뉴욕 소재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증시가 새로운 고점을 찍은 이후에도 랠리가 계속되곤 한다고 전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증시 최고점 도달 이후 하락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투자자가 주식 비중 늘리기를 꺼린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1980년 이후 1만1000 이상의 거래일을 분석해본 결과 사실은 전혀 달랐다”고 밝혔다.
지난 45년 동안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날 투자했을 경우 평균 1년 수익률이 10.5%로 나타났다.
이는 여느 날에 투자했을 때의 평균 수익률과 동일한 수준이다. 두 경우 모두 1년 뒤 수익이 플러스였을 확률은 78%에 달했다.
3년 뒤 수익률은 더 돋보였다. 최고치 기록일에 투자했을 경우 평균 수익률은 36.7%로 무작위 투자일의 평균 수익률 33.8%를 웃돌았다.
사상 최고치에서 투자했을 때 3년 뒤 수익이 플러스일 확률은 87%, 무작위 투자일의 경우 94%였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이런 패턴의 원인으로 기업 실적 성장을 꼽았다.
“거시경제의 압박이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증시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주가는 결국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또 “실적이 증가 중일 때 대개 갑자기 멈추지 않고 점진적으로 둔화하기 전까지 증가세를 이어간다”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시장 사이클이 다른데다 부정적인 결과도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증시 상승세에 위협이 되는 요소로 약화하는 고용시장을 꼽을 수 있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은 겨우 2만2000개 일자리만 추가하는 데 그쳤다.
4개월 연속 미미한 고용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 2%로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관세는 소비자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했다.
하지만 연준이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관망하는 것은 기회를 놓치는 일일 수 있다”며 “증시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조심스러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여전히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