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국제유가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내년 유가 40달러대 진입을 경고했다. 반대로 국내 증권가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증산 여력 소진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근거로 내년 유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I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4분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내려가고 내년에는 40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석유 재고 전망치도 상향됐다. 올해 말 재고는 5600만배럴, 2026년 말 재고는 1억1300만배럴로 조정됐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것이다.
반대로 증권가는 유가가 내년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EIA의 저유가 공포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지 상단이 제한되겠지만 내년에는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 등 비(非)카르텔 국가의 공급 확대와 OPEC+의 빠른 증산이 있다.
최 연구원은 “OPEC+의 공급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OPEC+는 내년 중반까지 하루 220만 배럴 증산을 계획했는데, 6개월 만에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2026년 유가가 40달러대로 추락하는 시나리오는 제한적이란 시각도 나온다. 익명의 한 연구원은 “OPEC+는 분명 추가 증산 여력을 갖고 있다”며 “애초 증산한 물량 외에도 하루 219만2000배럴 규모를 당장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OPEC 국가들의 생산 여력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캐나다의 경우 신규 유전 개발에 높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현 수준의 유가에서는 추가 생산이 쉽지 않다. 반대로 브라질과 노르웨이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영향을 덜 받는다.
글로벌 유동성도 유가 흐름을 결정짓는 변수다. 유가는 전 세계 유동성 지수보다 약 9개월 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인민은행(PBOC)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풀었던 유동성이 연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 내년 원유 수요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