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혹시라도 안 좋은 영향을 받으면 어쩌나 싶어 선수, 코치 다 피해서 다녔다.”
SSG 랜더스는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2025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숭용 감독과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이숭용 감독은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계약기간 최대 3년, 연봉 4억 원, 계약금 3억 원, 옵션 3억 원등 총액 18억 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이숭용 감독은 2024시즌을 앞두고 SSG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과 연봉 3억 원등 총액 9억 원의 조건에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지휘봉을 잡은 첫해 5할 승률을 달성했지만 KBO리그 출범 후 사상 처음으로 열린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SSG는 2025시즌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64승58패4무로 승률 0.525를 기록,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가을야구 티켓을 발급받은 상태는 아니지만 이숭용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SSG 관계자는 “지난달 말 구단에서 이숭용 감독님에게 재계약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9월 2일 김재섭 대표이사가 감독님과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고, 3일 직접 광주에 오셔서 재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SSG 관계자는 “최대 3년 계약은 청라돔 시대를 염두해 뒀다. 3년 기간 설정에는 리모델링 중간 성과와 청라돔 시대를 위한 단계적 목표, 감독 재계약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며 “감독 재계약 사례는 KBO리그, 타 종목 사례를 함께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숭용 감독은 재계약 공식 발표 전후로 마음껏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SSG가 워낙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사령탑의 거취 문제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했다.
SSG는 지난 2일까지 2연승과 함께 3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4위 삼성 라이온즈에 0.5경기, 5위 롯데 자이언츠에 1경기, 6위 KT 위즈에 1.5경기, 7위 NC 다이노스에 2.5경기 차로 쫓기고 있었다. 2~3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SSG는 다행히 이숭용 감독의 재계약 발표 이후 2경기를 내리 따내면서 연승 숫자를 ‘4’까지 늘렸다. 아직 가을야구가 100% 안정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금 더 안정적으로 잔여 게임을 치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숭용 감독은 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문학 홈 경기 우천취소에 앞서 “솔직히 재계약 이후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며 “광주 원정에서도 (재계약 발표 전) 코칭스태프, 선수들 얼굴을 안 보고 다녔다. 굉장히 조심스러웠다”고 돌아봤다.
또 “다행히 선수들이 광주 KIA 원정 첫 경기를 이기면서 첫 단추를 잘 끼고, 잘해줬다. 좋은 분위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었다는 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숭용 감독은 다만 페넌트레이스 종료 시점까지 ‘안심’은 없다는 입장이다. 6위 롯데와 격차가 3경기로 크지 않은 데다 잔여 경기가 적지 않게 남은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순위 싸움은 끝날 때까지 가봐야 될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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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