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열정과 사랑으로 좋은 경기…하고자 했던 플레이 펼쳤다”
(해리슨[미국 뉴저지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기 기량을 잘 보여줘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난적’ 미국을 상대로 1골 1도움의 원맨쇼를 펼치며 홍명보호의 2-0 승리에 앞장선 ‘캡틴’ 손흥민(LAFC)은 언제나 그랬듯 승리의 공을 동료에게 넘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미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손흥민과 이동경(김천)의 득점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월드컵 모드’로 전환해 미국 무대 적응에 나선 홍명보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미국을 상대로 강력한 전방 압박과 튼튼한 수비벽을 앞세워 무실점 승리를 따내는 성과를 냈다.
특히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은 전반 18분 이재성(마인츠)의 패스를 받아 골 지역 왼쪽 사각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 골을 따내더니 전반 43분에는 강렬한 쇄도로 골 지역 정면까지 파고든 뒤 이동경(김천)의 추가 골에 도움까지 작성하는 맹활약을 펼쳐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선발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 1골 1도움을 펼친 뒤 후반 18분 벤치로 복귀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공격 지역에선 어느 포지션도 자신이 있었다”며 “오늘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기 기량을 잘 보여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이어 경기장에서 큰 응원을 보내준 교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원정에서 이렇게 많은 팬의 응원을 받은 게 엄청 오랜만이다”라며 “홈 경기 같아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미국 대표팀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한국인 줄 알았다’는 농담을 저에게 했을 정도다. 팬들의 열정과 사랑 덕분에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떠나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FC로 이적한 손흥민은 오랜만에 장거리 이동 없이 대표팀 경기를 치를 수 있어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사실 미국에 있으면서도 시차 적응이 필요하다”며 “동부와 서부 시차가 3시간 정도 있다. 오히려 짧은 시차가 조금 더 힘들 때가 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미국에서 친선경기를 하면서 이동 시간도 줄었고, 날씨도 미리 적응해보고 하는 것들이 경기에 분명히 도움은 됐다”면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선 모든 선수가 다 좋은 활약을 해줘서 만족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이 ‘오랜만에 한국 대표팀다운 경기였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선 “감독님이 라커룸에서도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선수들 역시 마음에 많이 와닿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경기전부터 선수들끼리 결과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하고 나오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선수들이 그런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강한 모습이 나온 것 같다. 앞으로도 좋았던 모습들을 더 발전시켜나가면 더 한국다운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