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면 꼭 보인다… 불편 넘어 위험까지 부르는 지하철 ‘민폐 행동’

지하철 타면 꼭 보인다… 불편 넘어 위험까지 부르는 지하철 ‘민폐 행동’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지하철 풍경 속에는 불편을 넘어 위험을 부르는 행동들이 적지 않다. 열차 문 앞을 막아선 채 내리는 승객의 동선을 가로막거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이동하는 모습은 흔하다. 많은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이러한 습관은 충돌과 넘어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로 꼽힌다.

지하철역.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퇴근 시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문지기 승객’이다. 열차 문 바로 앞에 서서 내리지 않고 버티는 경우, 하차하는 승객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사이를 비집고 나가야 한다. 누군가는 팔꿈치로 밀치고 누군가는 몸을 틀어 억지로 빠져나간다. 잠깐 내렸다가 다시 타면 될 일을 굳이 버티고 서 있는 탓에 불필요한 충돌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부딪힘은 다반사고, 자칫 발을 헛디뎌 넘어짐이나 열차와 승강장 사이 발빠짐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유형은 내리는 사람이 다 빠져나가기 전부터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경우다. 이럴 때는 내리는 승객도, 타려는 승객도 모두 불편해진다. 동선이 꼬여 서로 부딪히고 밀리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승하차 시간이 길어져 열차 지연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특히 출퇴근길처럼 조급한 상황에서는 작은 충돌이 곧바로 넘어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런 행동은 단순 민폐를 넘어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 사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서 휴대폰 화면에만 시선이 고정된 ‘스몸비’ 역시 대표적인 위험 행동이다. 특히 지하철역 계단은 구조상 발을 잘못 디디면 곧바로 추락이나 넘어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 스마트폰을 보며 느릿느릿 이동하다 보면 전방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다른 사람과 부딪히거나, 중심을 잃고 넘어져 주변 승객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작은 부주의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고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에스컬레이터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출구에 도착했는데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두리번거리거나 멈칫하면 뒤에서 계속 오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부딪히는 상황이 생긴다. 특히 출퇴근 시간처럼 승강장이 붐빌 때는 한 사람의 정체가 곧 전체 흐름을 막아버려 사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혼잡 시간대에는 승강장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안전요원이 잠시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제지하며 인파를 분산시키는 경우도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서 발생한 넘어짐 사고는 총 597건으로, 연평균 119건, 월평균 10건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75건(46%)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일어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환승을 서두르며 계단을 급히 오르내리거나 열차 도착 직전 무리하게 뛰는 행동, 음주와 부주의 등이 지적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처럼 승객이 몰리는 순간에는 작은 방심이 곧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넘어짐 사고 예방 캠페인 / 서울교통공사 제공

◈ 서울교통공사, 아기상어와 손잡고 캠페인

서울교통공사는 이러한 넘어짐 사고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핑크퐁컴퍼니와 협약을 맺고,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가 등장하는 넘어짐 사고 예방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이번 영상은 실제 지하철에서 자주 발생하는 세 가지 위험 상황을 다룬다. △열차 도착 직전 무리하게 뛰다 넘어지는 장면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에서 발생하는 넘어짐 사고 △비 오는 날 미끄러지는 사례다. 아기상어 특유의 밝고 친근한 이미지와 음악이 더해져 어린이 승객뿐 아니라 전 세대가 쉽게 공감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영상은 9월 3일부터 서울 지하철 역사와 열차 내 행선 안내 게시기에 송출된다. 또한 공사와 더핑크퐁컴퍼니 공식 SNS 및 유튜브 채널에도 게시돼 현장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안전 캠페인으로 확산된다.

이런 행동들이 단순히 예의나 매너 차원의 문제가 아님은 통계가 증명한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순간, 발을 헛디뎌 쓰러지면 뒤따라오는 여러 명이 함께 넘어질 수 있다. 휴대폰에 집중해 계단을 잘못 디디면 노약자나 아이들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열차 문 앞을 막고 서 있는 승객 때문에 억지로 밀치며 내리다가 발생하는 충돌 역시 넘어짐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사소해 보이는 습관 하나가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 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가 넘어짐 사고”라며 “특히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고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지하철을 매일 이용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안전한 습관을 지킬 때 불편과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잠깐만 비켜주고 이동 중에는 휴대폰을 잠시 넣어두는 작은 배려가 결국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출발점이 된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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