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무더기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체포된 자국민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미국 애틀랜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위치한 이민세관단속국 구치소에서 수감된 한국인들을 만났다.
조기중 총영사는 영사 면담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에게 “우리 국민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달라고 얘기했고 실무진에서 가능한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 4일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대부분의 한국인은 현재 포크스턴 구치소에는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수용소는 곰팡이가 슬고 냉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악명이 높았던 곳으로 전해진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에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수감된 자국민을 면담하고 건강상의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조 총영사는 “오늘 확인된 분도 있고 안된 분도 있는데 모든 분이 지내는 데 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한다”면서 “우선 담당 영사가 안에 시설을 확인했고, 오늘 면담한 분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금된 한국인들에 대한 석방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했다.
‘외교 참사’ vs ‘정쟁 중단’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야당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실책이라고 비판했고, 여당은 정쟁화를 멈추라고 맞받았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더 심각한 것은 국민 300여명이 타국에서 집단 구금됐는데도 대통령실은 제대로 된 설명도, 책임 있는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투자만 퍼주고 국민 보호는 못한 외교’가 이재명 정부의 실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자랑했던 ‘비서실장 핫라인’은 지금 어디에 있냐”고 지적했다.
반면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정쟁을 위한 억지 주장을 중단하고 초당적 협력에 나서길 바란다”며 “한국인 수백명이 체포된 사건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외교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은 한미정상회담까지 연계해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며 “심지어 뒤통수까지 운운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8일 외교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는다.
여야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조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에 관한 현안 보고를 받기로 합의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 협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