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R 기적’ 성영탁 있어 든든한 KIA, 관리도 생각한다 “아직 어린 선수, 보호해야 한다”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성영탁이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성영탁은 40경기 47이닝 3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9월 3일 광주 SSG 랜더스전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2004년생 성영탁은 동주초(부산서구리틀)-개성중-부산고를 거쳐 지난해 10라운드 9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23경기에 출전했으며, 40이닝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5을 올렸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13경기 25⅓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97이다.

성영탁은 5월 20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5월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건국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시즌 초반 불펜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KIA로선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했다.

성영탁은 5월 4경기 5이닝 무실점, 6월 13경기 15⅓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7로 활약했다. 데뷔전이었던 5월 20일 KT전부터 6월 21일 문학 SSG전까지 17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구단 신인 데뷔 무실점 기록(종전 조계현 13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위기가 없진 않았다. 성영탁은 7월 24일 광주 LG 트윈스전(1이닝 2실점),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1이닝 2실점)에서 부진하면서 이틀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달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1이닝 2실점),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⅔이닝 1실점)에서도 실점을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성영탁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안정감을 찾았고,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45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조병현(SSG·1.36), 김영우(LG·1.92), 성영탁 단 세 명뿐이다. 여전히 ’10라운드의 기적’은 현재진행형이다.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5일 광주 KT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지금 봤을 때는 (성)영탁이가 너무 잘 던져주고 있다. 중간에서 (전)상현이와 함께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준비도 잘 해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사령탑은 성영탁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이제 21살이니까 구속이 좀 더 늘지 않을까”라며 “젊은 선수들은 영탁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올라가서 던지기가 어려운데, 21살밖에 안 되는 선수가 올라가서 침착하게 던질 수 있다는 건 우리 팀에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팀 입장에서는 관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성영탁은 멀티이닝을 16번이나 소화했는데, 이는 리그 최다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와 2위는 각각 김강현(롯데·25회), 전사민(NC·17회)이다.

이범호 감독은 “영탁이는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관리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구단과 여러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또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 잘 던져주고 있는 만큼 우리도 어느 정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영탁이처럼 젊은 선수가 한 명씩 나온다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게 갈 수 있을지 여러모로 많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올해 불펜이 뭔가 잘 던져주는데, 안 풀린다는 느낌 때문에 좀 어려운 시즌을 보낸 것 같다. 지금 있는 선수들도 충분히 능력치가 있는데, 자꾸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다 보니까 좀 어려웠던 부분도 있다. 심리적으로 준비를 잘 시키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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