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유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장타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함께 선보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구자욱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3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구자욱은 팀이 0-1로 뒤진 1회말 김지찬의 안타와 김성윤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 첫 타석을 맞았다.
키움 선발 정현우를 상대로 2볼 1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구자욱은 4구째 몸쪽 높은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신고했다.
점수가 4-1로 앞선 2회말 2사 1, 2루 상황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은 1루수 방면 강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이때 1루수 임지열이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그 사이 전력으로 달린 구자욱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 베이스를 파고들며 세이프 판정을 얻었다.
다만 이어진 만루 상황 후속타자 르윈 디아즈가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구자욱의 허슬플레이가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구자욱은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투수와 1루수 사이 애매한 타구에 빠른 발을 선보이며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팀이 4-3으로 앞선 6회말 2사 3루에서 한 점 도망가는 적시타를 때려낸 구자욱은 8회 돌아온 타석에서 키움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 투런포를 쏴 올렸다.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키움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하면서 팀의 8-3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구자욱은 이날 4안타를 추가하면서 KBO리그 역대 24번째 3시즌 연속 150안타 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지난 3일 경기가 잘 안 풀렸다.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경기였는데 투수들도 잘 던져줬고, 다들 집중력 있게 오늘 경기에 임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며 “3일 (강)민호 형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오늘 컨디션 안 좋으신데도 이렇게 경기에 임해주셔서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정현우 선수 공을 제대로 타격해 본 적이 없는데, 직구가 좋다고 생각해서 그 타이밍에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첫 홈런 타석을 돌아본 구자욱은 8회 두 번째 홈런 상황을 두고 “(김)지찬이가 득점권에 나가줘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한 점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고 플라이를 치려고 했던 게 운 좋게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홈런만큼이나 눈길을 끈 건 구자욱의 2회말 두 번째 타석과 4회말 세 번째 타석이었다. 한 번은 상대 수비 실책, 나머지 한 번은 내야안타로 기록됐지만, 두 상황 모두 타격 후 1루까지 전력 질주했기에 만들 수 있었던 출루였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불사할 정도로 강한 출루 의지를 드러냈다. 구자욱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좌측 옆구리에 경련을 느껴 경기 도중 교체 이탈했다. 그리고 이날까지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며 약간의 휴식을 보장받고 있었다.
구자욱은 당시 상황에 대해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사실 기본적인 플레이를 했던 것”이라며 “몸을 던졌던 건 투수랑 부딪혀 큰 부상을 피하기 위함”이라 말했다.
옆구리 부상을 두고는 “그냥 정말 단순 탈수 증세로 인한 경련이었던 것 같다. 몸에는 큰 문제가 없다. 꾸준히 경기 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이런 걸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삼성은 지난달 15일 사직 원정에서 연패를 끊어낸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패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 리그 8위였던 삼성이 현재 3위 경쟁까지 할 수 있게 만든 비결이다.
연패하지 않고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구자욱은 “감독님의 역할이 가장 컸던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워낙 중요한 시기에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셨고, 그 분위기를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그런 걸 또 잘 따라줘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대구, 김유민 기자 / 삼성 라이온즈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