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마무리됐다는데…뿌리뽑히지 않은 ‘MZS 밈 코인’

경찰 수사 마무리됐다는데…뿌리뽑히지 않은 ‘MZS 밈 코인’

텔레그램 채팅방·해외거래소 매매 여전…”피해자 구제 필요”

압수수색 통해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180여명…”보완수사 예정”

(하남=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경찰 수사 결과 경제적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코인)로 판명이 난 밈(meme) 코인인 MZS(Member Zone Solutions) 코인이 최근에도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피의자들의 대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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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코인이란 인터넷의 밈에서 영감을 얻어 재미 삼아 만든 코인으로, 내재적 효용이 없고 투기적 성격이 강한 코인을 말한다.

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텔레그램 채팅방 ‘Member Zone Solutions Official’에는 MZS 코인 투자자를 비롯한 총 3천500여명이 참여해 해당 코인과 관련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대화 참여자의 대부분은 MZS 코인을 개발·판매한 재단 측이 계정만 걸어놓은 허위의 이용자이거나 바람잡이에 불과하고, 실제 MZS 코인 투자자, 즉 사건 피해자는 수십~수백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참여자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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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잡이들은 MZS 코인이 상장된 해외 거래소인 UZX에서의 MZS 코인 시세(0.001 달러·1.4원가량)를 보여주면서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등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면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미 개당 시세의 100배 가격(100원가량)에 MZS 코인을 구매해 큰돈을 저당 잡힌 피해자들은 국내 거래소 상장 실현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투자 철회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해자들은 “전자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보유 수량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줄어들었다”는 등 시스템 오류를 지적하거나 “언제까지 주주들을 우롱할 것이냐”는 등 코인 가치 하락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MZS 코인은 이미 경기 하남경찰서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수사한 끝에 사실상 가치가 없는 코인으로 판명이 났다.

바람잡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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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건 주범인 A씨를 비롯한 27명을 모두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지난 7월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단 2시간 만에 만든 밈 코인인 MZS 코인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속여 총 22명으로부터 1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에어드롭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MZS 코인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코인 지갑을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개당 시세가 0.001달러, 우리 돈으로 1.4원에 불과한 MZS 코인이 국내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고 거짓말하면서 개당 100원가량에 판매했다.

4천만원 이상 고액 투자자에 대해서는 금액별로 태국, 필리핀, 일본 등의 유명 골프장 회원권을 준다는 말로도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런 말에 속아 MZS 코인에 투자한 사람은 경찰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인된 것만 180여명에 달한다.

수천만원을 투자한 한 피해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아직도 앞으로 MZS 코인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피해자기 수백명”이라며 “경찰에서 사건 송치까지 마쳤는데, 어떻게 이 코인과 관련한 텔레그램 대화방이 유지되고,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찰이 전체 피해자 180여명 중 20여명에 대해서만 피해 진술을 받은 점을 두고 피해자 확보 노력이 미진했다는 말이 나온다.

하남서 관계자는 “피해자 다수에게 전화 연락을 돌리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으나, ‘MZS 코인이 국내 거래소 상장에 실패하면 경찰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항의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이 많았다”며 “오히려 수사 중지를 탄원하는 내용을 담은 사실 확인서가 들어오기도 해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MZS 코인 대화방의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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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반부패수사대)는 MZS 코인 사건의 부족한 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뒤늦게 관련 사건을 한데 모아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반부패수사대는 A씨 등이 만든 밈 코인인 GCV(Golf Cart Victoria) 코인 사건을 수사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GCV 코인 사건은 MZS 코인 사건과 피의자가 동일하고, 범행 수법도 판박이었으며, 당시 경찰이 밝힌 피해 규모는 피해자 129명에 피해금 57억원이었다.

반부패수사대 관계자는 “A씨 등은 골프와 관련한 밈 코인인 MZS와 GCV 코인 등 총 6종의 코인을 만들어 사기를 쳤다”며 “MZS 코인 사건은 검찰 요청에 따라 보완 수사할 계획으로, 타 관서에 있는 또 다른 코인 사건은 모두 취합할 것”이라고 했다.

kyh@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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