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책읽어주는 선생님’
2025년 8월7일(목)
로딩턴의 호텔과 버지니아 울프의 몽크스 하우스가 가깝다. 목금토일 12시 이후에 한정인원만 오픈한다. 7월부터 홈페이지 드나들다가 오픈 뜨자마자 바로 예약했다. 오늘 일정과 딱 맞았다. 제인 오스틴과 버지니아 울프라니. 아침 산책 후 좀 쉬었다가 느긋하게 출발했다. 20여분 거리 서식스의 로드멜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버지니아 울프가 생애 마지막까지 20여년 남편 레너드 울프와 살았던 곳이다. 정원과 채소를 가꾸고, 집앞으로 흐르는 우즈강까지 매일 산책을 다녀왔고, 작은 작업실에서 글을 썼다. 담장 옆에는 오래된 교회가 있다. 집은 머리가 닿을만큼 작았고, 겨울에는 추웠으며, 생활하기도 불편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녀는 삶을 통찰하고 글을 썼다. 자신만의 공간이었다.
오래전 이 집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이렇게 직접 방문하다니, 역시 감격이다. 내셔널 트러스트로 관리해서 그런지, 곳곳에 정성이 배어있는 집이다. 구석구석 창의적이고, 조화로웠다. 소품마다 예쁘다. 블룸스버리 그룹의 일원으로 그림을 그린 동생 바네사 벨의 작품이 많다고 한다.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책읽어주기 행사도 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도 한타임 열려서, 우리도 용기내 참여했다. 물론 알아듣기 어려운 낭독을 들었고, 양쪽에서 오가는 질문들이 도통 어려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잡지식을 바탕으로 조금씩 이해도 하면서, 벅찬 시간이었다.
그녀의 우즈강 산책을 주제로 글을 썼던 올리비아 랭의
<강으로>
에세이도 생각났다. 시간있음 우즈강까지 걸어보고 싶었다. 이제는 상상하며 읽었던 그녀의 책과 이야기들을 구체적인 배경속에서 다시 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