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가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CFA는 지난달 한국에서 개최된 E-1 챔피언십을 위해 자국 연령별대표팀을 이끌던 데얀 주르제비치 감독(오른쪽)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으나 성과가 없자 명성 높은 외국인 지도자로 눈길을 돌렸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뉴시스
날만 바뀌면 새로운 이름이 등장한다. 낯선 인물도 아니다. 모두가 굵직한 업적을 남긴 명성 높은 지도자들이다. 그러나 전부 헛물만 켜고 있다.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됐다는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여기저기 후보들만 난무할 뿐이다. 지지부진한 중국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정 작업이 그렇다.
중국축구협회(CFA)의 요즘 최대 현안은 ‘차기 사령탑 선임’이다. 표현 그대로 총력을 쏟아붓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에서도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 체육총국 경기부장이 최근 CFA 국가관리부 국장으로 취임해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소후닷컴’은 “이번 인사가 남자대표팀 감독 선발에 자극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대표팀은 2개월 동안 사령탑이 공석이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탈락 책임을 짊어지고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떠난 뒤 연령별대표팀을 이끌어온 데얀 주르제비치 감독이 지난달 한국에서 개최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임시로 지휘했으나 한국, 일본에 처참하게 밀려 정식 취임에 실패했다.
일단 CFA는 더 이상 연령별대표팀 지도자는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르제비치 감독은 물론이고 22세 이하(U-22) 대표팀 안토니오 감독(스페인), 16세 이하(U-16) 대표팀 우키시마 사토시 감독(일본) 모두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 후 수많은 지도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중국만 라이벌로 여기는 한국대표팀을 이끈 외국인 사령탑들도 대거 포함됐다. 2022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고 최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까지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 지난해 카타르아시안컵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연결됐다.
이들뿐 아니라 과거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활동한 로저 슈미트 감독(독일)이 링크됐는데, 가장 최근엔 콜롬비아 국적으로 멕시코대표팀을 이끈 후안 카를로 오소리오 감독이 나왔다. “멕시코, 파라과이에서 명성을 떨친 오소리오 감독은 다양한 축구 문화와 팀 관리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서도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해 유럽 리그의 경험을 이식받을 수 있고, 다양한 전술적 식견은 중국대표팀이 단기간에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것이 ‘소후닷컴’의 평가다.
물론 신빙성은 높지 않다. 소후닷컴’은 밑도 끝도 없이 “CFA가 오소리오를 영입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했는데, 접촉이 진행됐다거나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다는 등의 구체적 정황은 전혀 내놓지 못했다. 일단 먼저 후보에 올려놓고,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실망하는 상황의 연속으로, 스스로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중국이 새 감독을 쉽사리 뽑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중국축구 자체가 조금도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무능력한데 배가 부른 선수들만 즐비하고 프로리그 수준은 바닥까지 쳤고 그러면서 국제대회 성과가 저조하면 모든 책임을 대표팀 감독에게만 뒤집어 씌우는 행태가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목돈을 욕심내지 않는다면 중국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은 커리어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해야만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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